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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조선 건국 이성계가 역적인 이유는?"

바람아님 2015. 10. 18. 00:44
국민일보 2015-10-17


북한 교과서는 정권에 입맛에 따라 철저히 조작된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17일 보도했다.

지난해 남한으로 넘어온 한 탈북자는 "남한에 와서 이성계를 조선 건국의 위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해 놀랐다. 북한에서 이성계는 단연코 '역적'이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은 “자기의 지위가 높아지자 고려정권을 빼앗을 음흉한 계책실현의 유리한 기회만을 노리고 있던 이성계는 1388년 4월 요동원정의 기회를 타서 고려의 정권을 가로챘다. 위화도회군은 음흉한 정권탈취야망에서 출발한 것이었으며, 동시에 엄중한 매국배족 행위였다"라고 적었다.


 

이어 "전국 도통사 최영이 총지휘한 요동공격은 원정군의 부사령관격으로 있던 우군 도통사 이성계의 배신적인 행위로 실패했다. 이성계는 위화도에서 군대를 돌려 세워 개경으로 쳐들어와 정권을 잡고, 최영을 충주로 유배 보냈다가 살해했다"고 기록돼 있다고 한다.

그는 "북한에서는 이성계에 대해 '정권을 탈취한 자'로 평가한다. 이유가 무엇이겠나. 북한이 이성계를 위인으로 표현한다면, 결국 북한 정권에도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이성계같은 사람이 나와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것이 이성계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북한 정권의 속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탈북자는 "이성계는 고려 말기 혼란스러운 틈을 타 새로운 사회 건설을 표방하고 조선을 건국했다. 물론 남한 역사 교과서에서 그렇게 가르친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그런 평가는 가르쳐서도, 가르칠 수도 없는 내용이다. 만약 위와 같은 이데올로기가 북한 학생들에게 주입됐다면, 지금쯤 무슨 일이 났어도 났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드라마 '정도전'부터 최근 '육룡이 나르샤'까지 이성계가 나오면서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북한에서 이성계를 두고 하도 '배신자'라고 해서, 그 이미지가 아직까지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남과 북의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큰 이질감을 느꼈던 순간이었다"고 말햇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