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15.12.16
경북 울진군에서 또다시 국보급 신라 금석문이 발견됐다.
울진군은 16일 신라 금석문이 울진 성류굴(천연기념물 제155호)의 입구 바로 위 바위 면에 새겨진 게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에 고대 금석문이 발견된 건 국내 처음이다.
이 명문은 지난 6일 성류굴을 찾은 박홍국(59) 위덕대 박물관장(고고학)에 의해 발견됐으며, 이후 3차에 걸친 조사 결과 543년(진흥왕 4년)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명문은 성류굴 출구의 위쪽 가로 30㎝ 세로 20㎝ 되는 석회암 면에 세로 7행 38자가 새겨져 있었다. 글자의 크기는 가로 3㎝ 세로 4㎝로, 음각이다. 글자체는 예서 분위기가 남은 해서체며, 새겨진 연대를 말해 주는 첫째 줄은 비교적 또렷한 편이다. 그밖의 명문은 석회암 종유가 흘러내려 새겨진 글자 획의 일부를 덮고 있거나 표면 박락된 곳이 있어 판독을 어렵게 하며, 현재까지 30여 자가 읽혀지고 있다. 명문의 후반부는 해석이 어렵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신라 진흥왕 4년 3월 8일 축부 대나마(大奈麻, 신라 17관등 중 10번째 해당하는 경위)가 울진 성류굴에 왔다가 글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이 명문은 신라 중고기 금석문의 기재 방식인 직명+부명+인명+관등명 순에서 출신 부명이 확인되지 않지만 '대나마' 관등명이 울진 봉평리 신라비(국보 제242호, 524년)와 동일한 글자로 돼 있는 점과 간지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명문을 조사한 학자들은 명문의 첫 부분인 '계해년'이 543년과 603년(진평왕 25년) 및 663년(문무왕 3년) 중에서 543년에 해당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편 현재까지 판독(박홍국, 심현용 울진봉평신라비전시관 학예연구사 공동)된 글자는 다음과 같다.
'癸亥年三月 八日△丑付智 大奈麻未△△ 此時我沂大思 △古(또는 右)五(?)持△ 知人夫息(또는 見)信 刀?△咎△'
이 명문을 발견한 박홍국 위덕대 박물관장은 "성류굴 입구 주변 암벽에는 이번에 발견된 명문 이외에도 종유에 덮이거나 마모된 문자들이 보이는데 이에 대한 추가정밀조사가 필요하다"며 "명문을 통해 울진 성류굴이 삼국시대부터 명승지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호 경북대 교수(신라사)는 "성류굴 명문은 충북 제천 점말동굴 입구에 각석이 있는 것과 비교할 수 있는 자료로 신라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울진=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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