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12.26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서울에 살다보니 서울은 번화하기 짝이 없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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京國 京國繁華地(경국번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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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읽는 한시 일러스트](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512/25/2015122502331_0.jpg)
양평 사람 헌적(軒適) 여춘영(呂春永·1734~1812)이 서울로 집을 옮겨 살면서 시를 썼다.
서울은 그때도 누구나 가서 살고 싶은 번화한 도회지다.
그러나 타지에서 온 사람에게는 이래저래 거추장스럽고 거슬리는 일이 많아 적응하기 어렵다.
좁은 마당 높은 담장 때문에 하늘의 달도 보기 어렵고, 아침저녁이면 동네 개들이 짖어대는 소리에 마음이 어수선하다.
그러다 보니 시를 짓기만 하면 으레 짐 싸서 옛집으로 돌아가는 소망이 담긴다.
안에서 조촐한 주안상을 차려내 와도 불러서 술 한잔 기울일 친구가 없는 것도 마땅찮다.
아는 사람이 없어서일까? 그건 아니다.
집 앞으로 낯이 익은 사람들 뻔질나게 오가도 그뿐이다. 뭔가 모를 거리가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남한강변 툭 트인 고향 집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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