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1.09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처가에서 처가에서 겨울과 여름을 나는데 | 甥舘 甥舘淹寒暑(생관엄한서) |
![가슴으로 읽는 한시 일러스트](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601/08/2016010803451_0.jpg)
숙종조의 시인 원옹(園翁) 이의승(李宜繩·1665~1698)이 처가에서 한동안 머물 때 지었다.
처가에서 딱히 할 일도 없이 어정쩡한 생활을 이어간다.
1년이나 길게 떠나 있어도 본가에서는 연락 한번 오지 않는다.
아마도 껄끄러운가 보다.
하루하루 빈둥거리기만 하다 보니 공부하고 부산 떨며 일하는 게 다 귀찮다.
무료하고 나른한 생활도 묘한 재미가 있구나.
딱히 할 일도 없는 사위란 존재는 그림자와도 같아 간섭하거나 눈치 주는 이들이 없다.
그저 새들하고 친구 삼아 지내고 산만 질리도록 바라본다.
무한한 자유가 주어진 지금 이 순간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
옛날에 백년손님이 한동안 누렸던 행복이란 저런 묘미가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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