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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북리뷰] 김상욱의 과학공부외

바람아님 2016. 7. 14. 17:28

[어수웅의 르네상스人] 

"빅뱅 이전엔 동방신기?"… 우주의 기원을 유머로 풀다


(출처-조선일보 2016.07.13  부산=어수웅 기자)

- 부산대 물리교육과 김상욱 교수
대중 에세이 '…과학공부' 펴내… 시인·소설가·철학자가 집중 응원
메르스는 카뮈의 '페스트' 인용… 양자역학은 SF로 설명하기도
"인문학과 동등한 과학교양 꿈꿔"

부산=어수웅 기자응원도 좋지만 과욕(過欲)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부산대 물리교육과 김상욱(46) 교수의 대중을 위한 과학 에세이 '김상욱의 과학공부'(동아시아 刊)에는 
무려 16명의 추천사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리스트를 확인하다 의외의 이름들을 발견했다. 
진화생물학자인 서울대 장대익 교수, 물리학자인 성균관대 김범준 교수,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등 
동종(同種) 분야 학자와 저술가야 그렇다 치자. 
들뢰즈 전문가인 철학자 김재인, 역사소설로 이름난 소설가 김탁환, '시를 잊은 그대에게'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한양대 국어교육과 정재찬 교수의 이름은 어떻게 된 걸까. 정 교수는 '이 책이 나옴으로써 
이제 시는 폭삭 망하게 생겼다'면서 '대신 시는 비로소 자신을 이해해주는 엄청난 친구를 곁에 두게 된 셈'이라고 추천사를 썼다. 도대체 어떤 물리학자길래. 지난 9일 부산행 KTX에 올랐다.

그의 나이와 동갑이라는 50년 가까운 역사의 부산대 물리관 건물 402호. 낡은 연구실 방문을 여니 벽면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화이트보드와 포스터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 흰색 칠판에는 알파벳과 수학 기호가 가득했지만, 포스터에 적힌 단어는 
단 네 글자다. '우주의 시'. 김 교수의 요즘 강의 주제라고 했다.

카이스트 물리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를 하고 양자역학을 가르치는 이 이론물리학자에게 '우주의 시' 1행은 뉴턴의 법칙이다.
'f=ma'(힘=질량×가속도). 김 교수는 "인간은 이 시(詩)를 연구하며 새로운 문명을 만들었고, 이제 발을 딛고 있는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나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복잡하고 어려운 과학을 세상이 읽을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한다는 게 김 교수의 장점. '김상욱의 과학공부'에서 우주의 기원을 
다루는 그의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 "물리학자를 괴롭히는 질문 하나. '빅뱅 이전에 무엇이 있었나요.'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동방신기'."

아이돌 그룹의 변천사로 우주 창조론을 시작하는 과학자라면 그의 유머와 언어 감각을 신뢰해도 되지 않을까. 
바이러스와 메르스를 설명하는 그의 글은 카뮈의 '페스트'를 인용하고, 양자역학을 소개하는 그의 설명에는 SF(과학소설)의 
고전 '쿼런틴'이 활용된다.
부산대 물리관 402호 김상욱 교수 연구실에는 벽면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거대한 화이트보드가 있다.
부산대 물리관 402호 김상욱 교수 연구실에는 벽면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거대한 화이트보드가 있다. 
이론물리학자의 필수품은 커피와 칠판이라던가. 숫자 없이 알파벳과 기호로 가득한 세계에서 김 교수는 
교양으로서의 과학을 꿈꾼다. /부산=김종호 기자
김재인·김탁환·정재찬 등과의 인연을 만든 것도 결국 인문학과 대중문화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소통 의지다. 
서울고등과학원 철학 연구원이던 김재인 박사가 '초학제(transdisciplinary) 심포지엄'을 열었을 때 김 교수는 '융합에서 
소통으로'라는 제목으로 강연하며 친해졌고, 정재찬 교수와는 의·치의학 전문대학원 입학시험 출제위원으로 만나 시와 
과학을 넘나드는 문제를 함께 냈다. 
소설가 김탁환과는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에서 만났다. 작가가 박물관에서 열리는 연중 강연 '올해의 과학책을 읽다'의 
단골손님이었던 것. 대중을 위한 과학 강연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이 행사에서 '교과서'로 쓰이는 10권의 과학책은 
포항공대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APTCP)가 선정한다. APTCP는 1996년 설립된 국내 최초이자 국내 유일의 이론물리 
연구소. 알파벳 듣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이 센터의 첨단 연구를 대중에게 소통 가능한 언어로 홍보하는 역할을 
맡은 부서가 과학문화활동부이고, 김 교수는 현 위원장을 맡고 있다. 
말하자면 과학을 '교양'으로 대중에게 알리는 임무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것.

대중을 위한 과학 교양서가 쏟아지는 요즘이지만, 우리가 잘 눈치채지 못하는 사실이 하나 있다. 
대중의 지지가 없다면 정부의 후원도 없다는 것. 
김 교수는 웃으면서 "과학자들은 기본적으로 자기 실험실에 숨어 있기를 좋아하는 인종"이라면서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례는 아니겠지만, 대중에게 먼저 나서는 경우는 자기 연구에 대한 홍보가 목적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미 국가 미래 산업이 된 생명과학이나 반도체는 대중을 위한 과학서가 드물고, 예산을 힘들게 따내야 하는 우주론이나 
입자물리, 진화론에 관한 교양서가 양산되는 이유다. 
물론 이는 김 교수 스스로에게도 해당되는 역설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사준 전파과학사의 '4차원의 세계'와 '양자역학의 세계'를 읽고 진로를 결정했다는 청년은 
이제 다른 과학 소년들을 꿈꾸게 하는 중년의 저자가 됐다. 
그의 소망은 과학을 인문학과 동등한 '교양'의 위치로 끌어올리는 것. 
낡은 물리관을 나온 김 교수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라며 교정의 개울물로 안내했다. 
작은 계곡의 분위기까지 간직한 대학 내 시냇물이라니. 
부산대 교수와 학생들은 금정산에서 발원한 이 개울을 '미리내'로 부른다고 했다. 
미리내는 주지하다시피 은하수(銀河水). 
빅뱅과 동방신기 사이, 안드로메다은하와 부산대 미리내 사이에서 이론물리학자가 우주의 시(詩)를 읊고 있었다.




김상욱의 과학공부 

(철학하는 과학자, 시를 품은 물리학)

저자 김상욱/ 동아시아/ 

2016.07.06/ 페이지 336

도서관정보 : 404-ㄱ762ㄱ/ [마포]문헌정보실


(클릭하면 큰이미지 가능)

<책소개>

인문 교양에 뿌리내린 비판적 지성. 

'물리학자'김상욱 교수의 과학 공부란?

21세기 과학기술의 발전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이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오랫동안 인문학 중심의

태도를 가져왔던 우리에겐 생소한 상황이다. 인공지능 관련 이슈, 

생명 윤리의 문제, 환경 파괴에 대한 논란등 21세기를 살아가며 

과학적 사고를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과학은 상식이 된 것이다.

『김상욱의 과학공부』은 과학 지식을 심층적으로 습득하기 위해

‘공식들’과 ‘법칙들’을 외워야하는 것이 아닌 우리에게 필요한 

과학이라는 ‘시스템’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것, 

바로 ‘과학적 사고방식’을 이해하고자 한다. ‘과학적 사고방식’은 

철학이고 인문학이다. 과학적 영감에서 철학적 통찰을 이끌어내고,

과학에서 삶의 해답을 찾는 것. 우리가 사는 세상과 맞닿아 있는 

과학을 가까이하는 것. 과학과 인문학이 소통하는 것. 이것이 

앞으로의 인문학이자, 과학을 포함한 진정한 인문학이 될 것이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장 ‘과학으로 낯설게 하기’에서 세상을

낯설게 보고 다르게 보는 방법을 훈련하여 과학적 사고방식으로 

첫걸음을 내딛게 한다. 2장 ‘대한민국 방정식’에서는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신화와 공포를 파헤치며 제3장 ‘나는 과학자다’에서 

과학적 사고방식을 통해 어떻게 세상을 보는지 살펴본다. 

마지막 4장 ‘물리의 인문학’에서 저자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인류의 본질적 질문에 우주로 답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북리뷰] 세상물정의 물리학


(출처-조선일보 2015.09.26 김범수 기자)


[북리뷰] 세상물정의 물리학세상물정의 물리학

김범준 지음|동아시아|​280쪽|​1만4000원/ 2015

도서관정보 : 420.04-ㄱ738ㅅ=2/ [정독]인사자실(새로들어온책)


‘세상물정’이라는 단어가 책의 제목에 쓰인 점은 적절했다. 

민주주의, 메르스, 지역감정, 인터스텔라와 허니버터칩의 흥행, 혈액형과 성격의 상관관계, 

우측통행, 뇌 같은 것들을 물리학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관심사를 폭넓게 다뤘다. 

3개 장에 꼭지가 각 10개. 모두 30가지를 다뤘다. 

1장은 한국 사회와 민주주의, 정의에 대해 물리학자로서 과학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2장은 복잡한 세상의 사건들에 대한 통계적 분석과 의미 발견에 대한 이야기다. 

3장에서는 예술, 아름다움, 뇌, 체질량지수, 술자리에서 만들어진 영일만 게임의 비화 등이 

담겨 있다.

민주주의를 물리학적으로는 어떻게 해석할까. 저자는 한 논문을 소개한다. 

하나의 결론을 도출하는 데는 상명하복의 구조가 가장 효과적이란 것이 이 논문의 요지다. 

저자는 여기에 대해 반론을 편다.

그는 물리적 공식으로 하나의 요소를 만들어내는데,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의견을 나타내는 것을 ‘P’라고 정한다. 

아래에서 위로 전달되는 의견을 P라고 할 때, P가 0인 값이 상명하복의 구조다.

아랫사람이 위에 불만을 표시하거나 내려진 명령에 항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P 값이 없을 때에는 당연히 ‘의사결정이나 행동이 결정되는 시간’(저자는 때맞음이라고 표현)이 줄어든다.

그런데 P가 모호한 값(0.5)을 가지면 오히려 상명하복 구조보다 비효율적인 결론을 도출한다. 

하지만 이 값이 확실하게 커지면(책에서는 1) 오히려 상명하복보다 더 나은 결론이 나온다고 설명한다.

저자의 설명은 결국 민주주의 옹호론으로 이어진다.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들지만, 

상명하복의 구조보다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상명하복의 구조가 효율적인 측면이 있지만,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민주주의가 더 효율적이란 점인데, 이런 측면에서 

불통의 리더십이나 대기업의 문화 등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조직의 소통을 위한 해답이 ‘뒷담화’라는 재치 있는 결론을 내놓는다.

물리학적 설명을 빼더라도 책에서 전달하는 메시지가 각각 모두 힘이 있다. 

물리학적인 설명 또한 어렵지 않게 써서 흡입력이 좋다. 

물론, 흐름을 놓치면 다시 읽어야 할 부분도 있다.



김대식, 인간 vs 기계


AI의 도전장 받은 인간… 창의력 개발만이 답이다


(출처-조선일보 2016.04.16 신동흔 기자)


'인간 vs 기계'인간 vs 기계김대식 지음ㅣ동아시아ㅣ352쪽ㅣ1만8000원/ 2016 
도서관정보 : 004.73-ㄱ693ㅇ/ [정독]인사자실(새로들어온책)

인공지능(AI)은 바둑에서 이세돌 9단을 꺾은 것뿐만 아니라 
지난달 미국에선 유명 드라마 '프렌즈'의 에피소드까지 직접 써내고, 
일본에선 문학상 예심을 통과하기도 했다. 곳곳에서 인간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AI에 우리는 마냥 불안감만 느껴야 할까.

AI에 대한 대중의 인식 수준을 높여주는 책. 
'딥 러닝'의 개념에서부터 인지 자동화가 불러 올 일자리의 미래, 
인간의 본질에 대한 묵직한 물음까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에서 뇌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의 전문 지식과 인문학적 소양이 어우러진 책이다. 
하루에도 수억건씩 올라오는 인스타그램 사진, 페이스북 글 등이 모두 AI의 지능을 높여주는 학습용 데이터가 된다는 
대목에선 아이러니마저 느껴진다.

저자는 창의력이나 감성 서비스 등 인간 고유의 영역을 개발해 '인간은 기계와 다르다'는 것을 
끊임없이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