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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나무 동시에 보며… '칭기즈칸' 흥망성쇠 새로 쓰다

바람아님 2016. 7. 16. 08:00

(출처-조선일보 2016.07.16 김장구·동국대 유라시아실크로드연구소 연구원)

중앙亞 언어 능통한 러 구밀료프, 9~13C 유목민 역사 새롭게 조망
사료 고증 넘어 지리·문학도 통합
영·미·중·일 어디에도 없던 시선… 1970년作, 역사적 한계 감안해야

상상의 왕국을 찾아서 책 사진상상의 왕국을 찾아서

(하늘에서 보는 지구사 언덕에서 조망하는 흥망사 쥐구멍에서 듣는 인간사)

레프 구밀료프/ 권기돈/ 새물결/ 2016.07.15/ 584 p

909-ㄱ468ㅅ/ [정독]인사자실(새로들어온책)/  [강서]2층 인문사회자연과학실


이 책은 칭기즈칸과 몽골 제국, 그리고 실크로드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해석을 하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낯선 러시아(소련) 역사학자 레프 구밀료프(1912~1992)의 책을 번역해 소개함으로써 

기존과 다른 시각에서 유목민의 역사와 그들의 정신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구밀료프는 반혁명 혐의로 처형당한 아버지 때문에 중앙아시아 강제노동수용소를 전전했다. 

개인적으로는 불행했지만 중앙아시아의 무수한 언어에 능통해졌고, 이런 독특한 이력과 학자로서의 

훈련이 구밀료프에게 예외적이고 희귀한 능력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세분화된 '사료'의 조합, 고증, 분석이라는 틀을 넘어서 문학, 지리, 환경, 사상과 종교 등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것.

아울러 우리에게 비교적 낯선 중앙유라시아 서부, 즉 러시아와 동유럽, 비잔티움 지역의 민족과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와 분석, 논리적인 서술을 통해 중앙유라시아의 중세사 전체 모습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일부 독자들은 이 책 제목에 들어 있는 '상상의 왕국'이라는 문구를 보고 오해를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책은 분명히 정확한 사료의 분석을 통해 유목민의 역사를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으며, 일부 사료가 감추거나 

보여주지 못하는 사건이나 역사의 흐름에 대해서 가장 그럴듯한 '상상'을 통해 독자가 수긍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이 책을 형제 같은 몽골 민족에게 바친다'는 저자의 말처럼 유목민에 대한 애정과 진정성이 책 본문 서술에서 분명히 

표현되어 있다. 

예를 들면, 동아시아 유교 문화권에 속했던 이들은 일반적으로 한(漢)나라와 흉노의 관계를 이해하고 설명할 때 

기본적으로 '선한 한족'과 '악한 흉노'라는 입장을 취해 왔지만, 러시아인인 저자는 전쟁의 원인과 원인 제공은 

언제나 한(漢) 측에 있었으며, 흉노는 방어적 입장에서 전쟁을 수행하였다고 주장한다

즉, 역사상 유목민은 곡물과 옷감 등 정주세계의 산물이 필요했기 때문에 항상 정기적인 교역을 원했지만, 변경에서의 

교역(互市)을 일방적으로 단절한 것은 항상 정주세계의 왕조와 주전파 신하 무리였다는 것이다.

‘이고리 원정기’는 러시아 민족과 국가의 탄생기라고 할 수 있다. 저자 구밀료프는 러시아 민족의 탄생기에 ‘몽골’이라는 아시아적 요소를 도입해보라고 제안한다. ‘이고리 원정기’는 그때 모든 비의적 면모를 벗고 당대의 복잡한 정세를 문학적으로 비틀어 넣은 텍스트로 새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림은 빅토르 바스네초프의‘이고르 대공이 폴로베츠족과 맞서 싸우다’(1889).
‘이고리 원정기’는 러시아 민족과 국가의 탄생기라고 할 수 있다. 
저자 구밀료프는 러시아 민족의 탄생기에 ‘몽골’이라는 아시아적 요소를 도입해보라고 제안한다. 
‘이고리 원정기’는 그때 모든 비의적 면모를 벗고 당대의 복잡한 정세를 문학적으로 비틀어 넣은 텍스트로 
새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림은 빅토르 바스네초프의‘이고르 대공이 폴로베츠족과 맞서 싸우다’(1889). /새물결
그는 또 흉노를 비롯한 고대 유목민의 문화적인 발명품에 대해서도 열거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동물 문양으로 대표되는 조형 예술, 바지, 등자, 썰매(수레), 휜 칼(月刀), 복합궁, 
유목민의 주거인 유르트(게르) 등을 들고 있다.

이어서 유목민의 문학 표현 방식으로 '영웅담'과 '귀신소설' 등 이야기의 전통을 강조하고 있다.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며 동쪽 오랑캐(東夷)인 고대 한국의 '주몽신화'를 비롯한 수많은 영웅신화, '금오신화'와 '장화홍련전' 등 
귀신 이야기가 머리에 떠올랐다. 오늘날 우리는 주로 서양과 일본의 문화를, 그전에는 수백 년 동안 중국 문화를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소화하였다. 그렇다면 더 오래전에는 어떠했을까? 그때는 바로 북방민족과의 직접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중앙유라시아에서 새롭게 유행하는 다양한 문화와 기술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역사에 관심을 가진 많은 독자나 연구자들이 칭기즈칸의 즉위와 몽골제국 성립(1206년) 이후의 역사와 
후계자들의 세계 정복전에 대해 흥미를 갖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저자는 칭기즈칸 즉위 이전의 상황에 대해 '하늘'에서 조감하고 '언덕'에서 조망하며 최종적으로 '쥐구멍'에서 
듣는 3단계 과정을 거쳐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을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 과정에서 '숨겨진 이야기'('몽골 비사')를 역사적 맥락에서 미시사적으로 분석하여 저자(들)의 서술 의도와 문맥을 
파악하여 설명해주고 있다. 테무친과 의형제였던 자무카와의 갈등 관계, 훗날 유럽에 '사제 요한(Prester John)'으로 
알려지게 되는 토그릴 칸(옹 칸)과의 관계 등에 대한 저자의 통찰력이 빛을 발한다.

특히 몽골제국 통치 집단과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도, 무슬림과의 정치·경제적인 관계 분석을 통한 역사 서술은 
너무 치밀하고 생생하여 당시 상황을 '하늘에서 조망'하면서 설명하는 것처럼 썼다.

다만 1970년인 원저의 발간 시점을 고려하면, 그 이후 활발해진 세계학계의 중앙유라시아사 연구 성과를 반영할 수 
없었다는아쉬움이 있다. 
한두 가지만 예를 들면, 최근 몽골과 주변국에서 활발한 흉노 고고학 발굴 성과와 실크로드의 국제무역상 소구드인들의 
정치 군사 세력화, 분열이 아닌 통합적인 몽골제국의 울루스 체제 등에 대한 연구 성과를 언급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블라디미르트소프('몽골사회제도사'의 저자 블라디미르초프), 단스얀(당항·黨項), 토곡혼(토욕혼·吐谷渾) 등 
몇몇 번역 용어가 학계의 공통적인 언어와 어긋나는 경우가 가끔 눈에 띄는데, 재판에선 수정됐으면 한다.






이고리원정기(Slovo o polku Igoreve) ??


요약 : 고대 러시아의 영웅 서사시. 

 

작자 미상. 1185년 노브고로트공 이고리를 선두로 하는 제후 연합군이 폴로베츠족을 원정하러 가는 것으로 

그 패배와 포로가 된 이고리의 탈출, 그리고 귀국할 때까지의 사실(史實)을 그린 작품이다. 

12세기경에 쓰여진 것이나 18세기 말에 와서야 그 사본이 발견되었다. 

연대기밖에 없는 고대 러시아 문학에서 이는 독일의 《니벨룽겐의 가락지》나 프랑스의 《롤랑의 노래》와 비길 만한 

민족문학이라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러시아의 광야에 바람과 같이 출몰하는 폴로베츠를 정벌하려고 이고리는 군사를 진격시킨다. 

돈강(江)이 멀리서 보일 무렵, 일식(日蝕)의 어두운 그림자가 병사들에게 드리우고 이고리의 군대는 쓰러지며 

그는 적의 포로가 된다. 한편, 고향에서는 이고리의 아내가 성벽 위에서 남편의 불운을 비통해 하며 무사히 돌아올 것을 

기원한다. 그 기원에 답하려는 듯 이고리는 적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흐르는 강물, 아침 안개, 물새들의 보호를 받으며 

찬란한 태양이 빛나는 어느 날 러시아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러시아 국민의 영혼에 애국정신을 호소하는 이 작품은 중세와 근대 러시아 문학에 한 줄기를 형성하였다.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곡한 보로딘의 가극도 유명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이고리원정기 [Slovo o polku Igoreve, ─遠征記]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