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04.27)
25일 대선 TV 토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공공 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 공약의 재원 대책을 묻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에게 "세세한 건 우리 (캠프) 정책본부장과 토론하는 게 낫겠다"고 했다. 다른 당 대선 후보를 자기 아랫사람과 동격으로
취급하고서 유 후보의 발언 취소 요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달러 수수를 따져 묻자 문 후보는 격앙된 표정으로 "이보세요"라고
호통치듯 말했다. "말씀을 버릇없이 한다"는 홍 후보의 맞대응도 막말에 가까웠지만 시작은 문 후보가 했다.
문 후보는 "불통의 시대를 끝내고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해왔다.
지금까지 네 번의 TV 토론회에서 문 후보 태도는 그와 거리가 있다.
불리한 질문에는 동문서답을 하거나 핵심을 말하지 않고 이리저리 피했다. "제대로 답하지 않는다"고 하는
상대를 향해 "토론 태도를 바꾸라"고도 했다. 묻는 사람이 고개를 흔드는 장면이 여럿 있었다.
네 차례 토론에서조차 말이 달라졌다. 북한 인권 결의안을 북에 물어보고 기권했다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달라진 답변을 지적하면 설명하지 않고 '색깔론'이라고 했다. 그래도 본인 답변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문 후보는 자신의 책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공격에는 '정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고 썼었다.
소신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하겠지만 상대 진영 목소리는 안 듣는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우리 국민은 지난 4년간 대통령과의 불통을 겪었다.
지금 이 대통령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것도 시발이 거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후보가 또 불통을 예고한다면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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