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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돌, 수정, 호박, 모래, 쌀로 만든 3000 불상

바람아님 2018. 5. 21. 06:40

중앙일보 2018.05.20. 17:40

 

절 마당에 들어서서 연화산 계곡을 바라보고 깜짝 놀랐다. 엄청나게 큰 부처님의 얼굴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높이가 무려 8m. 돌로 쌓은 불단 위에 황금빛 대형 불두는 열반종 총본산 와우정사(臥牛精舍)의 상징과도 같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경기도 용인의 와우정사는 1970년에 창건되었다.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 같은 천년고찰에 비하면 역사라고 할 것도 없다. 그러나 와우정사는 '불력을 통한 남북통일'이라는 설립 취지와 '외국과의 활발한 교류'라는 운영 방식으로 한국보다 외국에 더 유명해졌다. 이 절을 찾는 외국 관광객은 한 해 30만명으로 내국인의 2배에 달한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와우정사에는 볼거리가 많다. 한 바퀴 둘러보면 절이라기보다 세계 불교 테마파크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특히 세계 각국에서 보내 온 불상이 진기한 볼거리다. 위 사진은 인도네시아에서 인도 스님이 보내 준 통 향나무로 만든 와불이다. 12m인 불상은 한 덩어리의 통나무로 만든 와불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국보인 삼국시대의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을 대형으로 주조했다. 와우정사는 남북의 평화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기도 도량으로 삼국통일의 주역인 신라 화랑이 미륵보살을 추구했다는 사실을 참고했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태국 양식의 부처님이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부처님오신날을 이틀 앞둔 5월 20일, 와우정사에서는 네팔에서 조성해 기증한 불상 점안식이 열렸다. 점안식이란 불상에 눈을 그려 넣는 것으로 생명을 불어넣는 의식이다. 부처님은 기원전 563년 지금의 네팔 영토인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났다. 네팔 정부는 지난 2012년을 룸비니 방문의 해로 지정하기도 했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와우정사 곳곳에 부처님과 스님 조형물이 있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대웅보전 앞 지장보살상. 아이들이 매달리는 모습으로 조성했다.
지장보살은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구원하는 보살이다. 석가로부터, 그가 죽은 뒤 미래불인 미륵불이 출현하기까지 일체의 중생을 구제하도록 의뢰받은 보살이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연못을 빙 둘러 서 있는 부처님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경내 담벼락에 부처님의 일생을 8장면의 그림으로 그린 팔상도를 그렸다. 왼쪽은 네 번째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설명은 이렇다. "2월 8일, 한밤중에 수행자가 되리라는 뜻을 품고 부귀영화와 아내와 자식을 버리고 왕궁을 넘어 마부 차익만 데리고 떠나 설산으로 향하시었다. 이때의 나이가 29세이셨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약사여래불. 중생의 질병을 고쳐주는 약사 신앙의 대상이 되는 부처다.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과 형태가 비슷하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오백나한(五百羅漢). 불교에서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성취한 500명의 아라한을 일컫는다. 아라한과는 소승불교에서 아라한이 이른 최고의 경지로서 이를 깨달은 이들은 더는 생사윤회의 흐름에 태어나지 않으므로 최고의 깨달음을 이루었다고 하며 매우 덕이 높은 성자로 추앙받는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기록에 의하면 석가가 중인도 교살라 국의 사위성(舍衛城)에서 500명의 나한을 위하여 설법하였다고 하며, 매월 15일 오백 나한을 위한 계(戒)를 설하였다는 기록도 있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오백나한 가운데 석가가 누워 있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대각전에 모셔진 부처의 고행상. 부처는 붓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 수행하시다가 12월 8일 북두칠성을 보고 깨달았다. 그것을 성불(成佛)이라 한다. 35세였다. 와우정사에 모신 고행상은 한 덩어리의 백옥으로 조각했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와우정사 경내 '세계불교박물관'에는 세계 각국에서 보내 온 불상이 모셔져 있다. 태국, 인도, 스리랑카, 중국, 티베트, 베트남, 러시아 등지에서 보내왔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세계불교박물관'의 불상.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박물관 불상들은 각국의 자연에서 구한 재료로 만들었다.
전통적인 재료인 청동, 철, 석재는 물론 수정, 백옥, 호박, 모래, 심지어 쌀로 만든 불상도 있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박물관 뒤 담장 아래의 대리석 와불.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최정동 기자 20180520          

와우정사 초입에 모신 대형 불두는 황동 5만근을 들여 10년에 걸쳐 만들어졌다.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큰 불두로 기록되어 있다.


최정동 기자 choi.jeongd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