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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들여다보기 20선]<10>막대에서 풍선까지-남성 성기의 역사

바람아님 2019. 1. 8. 17:19

(동아일보 2006-09-30 성귀수 시인)





막대에서 풍선까지 : 남성 성기의 역사
데이비드 H 프리드먼 지음/ 김태우 옮김/ 까치/ 2003/ 384p.
383.7-ㅍ82ㅁ/ [종로]인문사회과학실



《남성은 자신의 신비 때문에 자기 의지를 이 세계에 관철하려고 한다.

그러나 남성이 언제나 그 신비의 살아 있는 상징인 음경에 자기 의지를 관철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음경은 자기들만의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안녕? 나일세. 날 몰라보겠는가?


자네 중심 잡아 주겠다고 늘 붙어 다니지만, 실은 천방지축 건방이나 떠는 변덕쟁이 거시기일세.

내게도 멀쩡한 이름이 없는 건 아니나, 왠지 다들 거시기 거시기 하니, 그냥 편한 대로 가지 뭐. 



이 친구 난데없이 왜 이러나 싶겠지만, 오늘만큼은 내가 좀 진지한 얘길 하려고. 모처럼 책을 한 권 읽었거든.

‘막대에서 풍선까지: 남성 성기의 역사.’ 한마디로 거시기인 내가 주인공인 셈이지, 껄껄. 프리드먼이라는 기자가

쓴 건데, 무엇보다 책의 원제목이 맘에 들어. ‘A Mind Of It's Own.’ ‘나만의 본심이 따로 늘 있어 왔다’

뭐 그런 뜻 아니겠나. 하긴, 자네 말 잘 안 듣고 되바라진 날 보면 딱이지.


하여튼 이 책은 그런 나와 자네의 밀고 당기는 관계를 까마득한 옛날부터 파란만장하게 담아내고 있더군.

애초 나라는 존재는 삼라만상을 가늠하는 잣대나 다름없었지. 만물의 척도가 인간이고, 그 인간은 남성이었으니,

당연히 거시기인 내가 그 잣대일밖에. 툭하면 신격화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어.

아, 근데 아담과 이브가 나무열매 하나 잘못 따먹는 통에 내 신세도 망했지 뭔가.

그놈의 원죄를 내가 대대로 옮긴다는 거야. 졸지에 악마의 상징으로 전락해 버리더군.

나를 손에 쥐면 악마와 악수하는 거라나. 그 땜에 숱한 아녀자들 마녀로 몰려 새카맣게 타 죽었지.

사람 잡는 핑계엔 어김없이 악마의 거시기가 등장했으니까.

그 암흑시대에서 날 구해 준 분이 바로 다빈치 선생이라네.

그 양반 비록 내 몸에 칼 대고 헤집긴 했지만, 그를 통해 비로소 나는 살과 피를 가진 몸체가 될 수 있었던 거지.

풍요의 신도 악마의 막대도 아닌 인간의 일개 기관 말이야. 


오, 그렇다고 내가 덜 중요해진 건 아닐세. 인간의 광기가 어딜 가겠나.

나를 내세워 또 사람 잡는 일을 벌이더군. 이번엔 마녀가 아니라 검둥이와 유대인.

거시기 생긴 게 흰둥이완 다르다나. 인간의 척도가 인종의 척도로 둔갑했을 뿐 기가 막히긴 마찬가지. 


그런 거시기가 프로이트 박사를 만난 건 실로 행운이었지.

그분은 나를 통해 무의식이라는 미증유의 영역을 발견했거든. 인간과 거시기의 실체적이고 근본적인 관계라는 점에서,

다빈치 선생의 생물학적 쾌거를 프로이트 박사는 정신의 영역에서 이룬 셈이지.

아마 인간과 관련해 내가 가장 중대한 의미를 부여받은 시기일 거야.


그래서였나, 곧장 반작용이 오더군. 이번엔 여성 쪽에서 들고일어났어.

나는 또다시 내 본심과 무관하게, 남근이데올로기의 표상이 되고 말았지. 타도해야 할 정적(政敵)처럼 취급하더군.

웃기는 건 그래도 그때가 낭만이 있었다는 거야.

요샌 얄궂은 알약 하나로 나를 고무풍선처럼 멋대로 부풀렸다 말았다 하니, 말 잘 듣는 연장 나부랭이가 따로 없지. 

어쨌든 책을 보니, 인간들 그동안 날 붙잡고 무던히도 못살게 굴었더구먼.

붙잡기 만만해서인가, 여하튼 물고 늘어지자 자기들 온갖 면면이 고구마 구근처럼 줄줄이 드러나는 꼴이야.

하긴 달리 보면, 자기 존재의 신비를 깨치려는 처절한 투쟁으로도 읽혀 가상한 점도 없지 않네 그려.

그래 봤자 내 본심은 여전히 따로, 오늘도 나 ‘꼴리는’ 대로 놀아날 테지만 말이야….   



책소개


이 책은 '음경의 역사', 즉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인간, 특히 남성과 이 기관 사이의 변화하는 관계와

이 신비스런 기관의 기제에 대한 인간의 점증하는 이해에 대해 다루고 있다.

우선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및 로마 제국 당시 남성 성기와 관련된 신화, 관습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스의 동성애, 로마 시대의 풍속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기독교화된 이후의 남성의 성기에 대한 인식,

악마화된 음경부터 르네상스와 과학혁명 시대의 해부학적 연구 대상으로서의 음경, 여권운동 속의 정치학적 음경,

그리고 비아그라의 등장 이후의 음경에 대한 인식까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성성을 규정하는 그 기관이 정신적이거나 생리적인 어느 한 편이 아닌 그 둘을 아우리는 균형잡인 시각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목차


1. 악마의 막대...5
2. 변속 기어 레버...65
3. 막대 자...115
4. 시가...163
5. 성문을 부수는 기둥...219

6. 터지지 않는 풍선...281


감사의 말...341
주...343
역자 후기...375
인명 색인...378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이 책의 원서·번역서 (1권)
MIND OF ITS OWN 


출판사 서평


자신의 남성성을 규정하는 이 신체기관의 중요성을 부인할 남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평상시 이 기관에 대해서 특별한 생각도 없고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도 않는다.

그것은 "그냥 거기 있으며" 때가 되면 '기능할 것'이라는 무의식적 확신 정도, 그리고 그것을 공공연하게 입에 올리는 것에

대한 금기의식 정도가 이 기관에 대한 우리의 인식 전부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른 무엇보다도 바로 이 신체기관을

하나의 렌즈로 설정하고, 그 렌즈 자체 및 그 렌즈를 통해서 본 인류의 문화사를 다룬다.


원죄와 관련하여 필연적으로 기독교 세계에서 남성의 성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것을 악마화된 음경으로 이해한다.

이후 르네상스와 과학혁명을 거치면서 악마화된 음경은 그 종교성을 벗어버리게 되고, 해부학적 연구의 대상이 된다.

이후 제국주의 세력이 아프리카 대륙으로 세력을 넓힘에 따라서 음경은 인종화된다.


프로이트의 등장으로 음경의 정신분석의 대상이 된다.

여권운동 속에서 특히 음경과 관련된 부분을 깊이 있게 다루는데, 그것은 정치화된 음경이라고 불린다.

음경을 보는 시각의 대단원은 놀랍게도 비아그라와 관련된 것이다. 음경은 의학화 되었으며, 마침내 정복되었다.

수많은 에피소드와 흥미로운 사건들이 종횡으로 엮여 있는 이 책은 남성성을 규정하는 이 기관을 정신적인 것이거나

생리적인 것 어느 한 편에서가 아니라 그 둘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시각에서 설명한다.      [예스24 제공] 








[남자 들여다보기 20선]


(동아일보 2006-09-18  ~  )


《  ‘책 읽는 대한민국’ 시리즈 제9부의 테마는 ‘남자 들여다보기 20선’입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도 하지요. 사회의 급속한 변화로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무너지는 요즘, 

남자의 내면과 남성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책들을 20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


<1>대한민국에서 장남으로 살아가기   (2006-09-18)

   윤영무 지음/ 명진출판/ 2004/ 247p.
   818-ㅇ632ㄷ/ [정독]어문학족보실/ [강서]2층

<2>남자, 지구에서 가장 특이한 종족   (2006.09.19)

  남자

  디트리히 슈바니츠 지음/인성기/ 들녘/ 2002/ 479p
  3 37.8-ㅅ652ㄴ/ [정독]인사자실서고/ [강서]2층

여자 : 그 내밀한 지리학
나탈리 앤지어 지음/ 이한음/ 문예출판사/ 2003/  594p
337.1-ㅇ246ㅇ=2/ [강서]2층 자료실/  [양천]책누리실서고

<3>남자 vs 남자   (2006.09.20)

   정혜신 지음/ 개마고원/ 2017/ 356 p.
   182.2-ㅈ526ㄴ/ [정독]인사자실(2동2층)/ [강서]2층 인문사회자연과학실

<4>남자들, 쓸쓸하다   (2006.09.21)

   박범신 지음/ 푸른숲/ 2005/ 206p
   814.6-ㅂ268나/ [정독]어문학족보실/  [강서]3층

<5>우리 속에 있는 남신(男神)들   (2006.09.22)

   진 시노다 볼린/ 유승희/ 또 하나의 문화/ 2006/ 455p
   182.2-ㅂ878우2 / [정독]인사자실/ [양천]책누리실서고

<6>남자들에게   (2006.09.25)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현진 옮김/ 한길사/ 2003/  379 p
   834-ㅅ772ㄴ2 / [정독]어문학족보실/  [양천]책누리실(2층

<7>남자의 탄생   (동아일보 2006-09-26)

   지음/ 푸른숲/ 2003/  299p
   337.8-ㅈ312ㄴ/ [강서]2층 자료실/ [양천]책누리실서고

<8>남자를 보는 시선의 역사    (동아일보 2006-09-27)
   에드워드 루시-스미스 지음/ 정유진/ 개마고원/ 2005/ 248p
   600.453-ㄹ758ㄴ/ [종로]인문사회과학실/ [서대문]종합실

<9>남자의 미래      (동아일보 2006-09-28)

   매리언 살츠먼;이라 마타시아;앤 오라일리 [같이]지음/ 이현주 옮김/ 김영사/ 2006/ 263p
   337.8-ㅅ184ㄴ/ [정독]인사자실(2동2층)/ [강서]2층

<10>막대에서 풍선까지-남성 성기의 역사    (동아일보 2006-09-30)

   데이비드 프리드먼 지음/ 김태우 옮김/ 까치/ 2003/ 384p.
   383.7-ㅍ82ㅁ/ [종로]인문사회과학실



남자 들여다보기 20선]<11>남자는 다 그래!    (동아일보 2006-10-09)
http://news.donga.com/3/all/20061009/8358699/1


[남자 들여다보기 20선]<12>일곱 가지 남성 콤플렉스   (동아일보 2006-10-11)
http://news.donga.com/3/all/20061011/8359741/1


[남자 들여다보기 20선]<13>남자의 인생지도    (동아일보 2006-10-12)
http://news.donga.com/3/all/20061012/8360229/1


[남자 들여다보기 20선]<14>따로와 끼리: 남성지배문화 벗기기   (동아일보 2006-10-13)
http://news.donga.com/3/all/20061013/8360725/1


[남자 들여다보기 20선]<15>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여자로 길…   (동아일보 2006-10-14)
http://news.donga.com/3/all/20061014/8361205/1


[남자 들여다보기 20선]<16>강요된 침묵-억압과 폭력의 남성 지배문화   (동아일보 2006-10-16)
http://news.donga.com/3/all/20061016/8361602/1


[남자 들여다보기 20선]<17>여성주의 남자를 살리다    (동아일보 2006-10-17)
http://news.donga.com/3/all/20061017/8362180/1


[남자 들여다보기 20선]<18>남자의 이미지    (동아일보 2006-10-18)
http://news.donga.com/3/all/20061018/8362586/1


[남자 들여다보기 20선]<19>아버지로 산다는 것 입력   (동아일보 2006-10-19)
http://news.donga.com/3/all/20061019/8363074/1


[남자 들여다보기 20선]<20>한국의 여성과 남성    (동아일보 2006-10-20)
http://news.donga.com/3/all/20061020/8363583/1




[‘책읽는 대한민국’ 2006]“험한 세상 길잡이 얻으셨나요”    (동아일보 2006-12-14)

http://news.donga.com/3/all/20061214/8384956/1
... ‘남자의 계절’이라는 가을에는 우리 사회의 남자들에게 스스로를 들여다보자고 권유했으며

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불안해하는 중·장년 독자들에게 ‘인생 후반전’을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책 읽는 대한민국’에 소개하는 책은 전문가 추천 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