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에 휴머니즘 입혀라, 더 나은 세상 만들려면 (조선일보 2019.01.12 백수진 기자) 유머니즘 몇 년 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유머가 일본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머리카락이 점점 뒤로 밀려 대머리가 되어 간다"는 네티즌의 글에 손 회장은 직접 답을 남겼다. "머리가 후퇴하는 게 아니다. 내가 전진하는 것이다." 저자는 유머 감각의 핵심을 '맥락에 대한 섬세한 감수성'이라고 정의한다. 이에 따르면 다른 이의 감정을 헤아리지 않고 상대를 조롱한 네티즌은 '나쁜 유머 감각', 타인을 깎아내리지 않으면서도 유쾌하게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 손 회장은 '좋은 유머 감각'을 구사하고 있다. 책은 사회학 교수인 저자가 몇몇 학생에게 던진 썰렁한 농담 때문에 민망했던 경험에서 출발했다. 그는 '너와 나 사이에 유머가 작동하는가' '서로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인가'라는 질문이 관계의 본질을 드러낸다고 봤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웃음이 인류에 준 효용, 유머의 본질, 건강한 웃음을 이끌어낼 수 있는 조건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한국 사회에도 유머가 절실하다고 진단한다. 건강한 유머는 열린 사고와 부드러운 마음, 유연한 소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 '유머니즘(유머+휴머니즘)'은 그 종착점이다. |
원자폭탄 터지는 순간에도 폭발 강도 예측한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 평전 1945년 7월 16일 미국 뉴멕시코 사막에서 버섯구름과 함께 원폭 실험이 성공한 순간 연구용 벙커에 있던 물리학자 오펜하이머는 "나는 이제 죽음이 된다"고 조용히 되뇌었다. 어떤 과학자는 "우린 다 개자식들이야"라고 자책했다. 이때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온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1901~1954)는 묵묵히 종이를 찢어 방안에 날렸다. 그리고 40초 후 폭풍파에 밀려 종잇조각이 움직인 거리를 계산해 폭발 강도를 TNT 10Kt이라고 정확히 예측했다. 그 어마어마한 순간에도 측정하고 분석하는 과학자로서의 본분에 치중한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페르미는 세계 최초로 원자로를 만들었고 방사성동위원소와 핵반응의 비밀을 찾아내 인류에게 '원자 에너지'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연구의 무(無)오류성으로 당대에 이미 '물리학의 교황'이란 별칭을 얻었다. 하지만 이후 인류가 겪게 될 복잡한 현실까지는 짚어내지 못했다. 그는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얻은 힘을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질지 불분명하다. 하지만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북한이 핵으로 체제를 유지하는 상황도 물론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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