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3.12 김홍수 논설위원)
2006년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중국과 동남아를 거쳐 유럽을 덮쳤다. 유럽인들은 중국을 탓했다.
중국은 전 세계 거위의 90%, 오리는 30%, 닭은 25%를 기르는 바이러스의 온상인데도 관리는커녕 손을 놓고 있었다.
당시 중국은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원료 '스타 아니스'를 독점 공급했다.
스타 아니스의 열매는 돼지고기 요리인 오향장육에도 들어간다.
스위스 제약 회사가 이걸 재료로 타미플루를 만든다.
이게 밝혀지자 "중국이 병균을 퍼트리고 치료제까지 팔아먹는다"는 말이 나왔다.
▶요즘 우리나라에선 중국산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중국발 미세 먼지 공포 때문이다.
연결 고리를 그려보면 중국이 한국에 병도 주고 약도 팔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한국에서 해외 직구로 들여온 중국산 공기청정기는 29만대에 이른다. 1년 새 11배나 늘었다.
지난 1월 소형 가전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장 많이 팔린 공기청정기는 중국산 샤오미 제품이다.
시장점유율이 20%를 넘었다. 샤오미는 최첨단 미세 먼지 마스크까지 개발해 팔고 있다.
마스크 안쪽에 미세 먼지 필터를 달고 미니 환풍기를 돌려 내외부 공기를 순환시키는 방식인데 가격이 2만원대다.
▶과거 제국주의 시절 중국은 영국에 당했다. 영
국은 중국인을 아편 중독자로 만들어 부(富)를 빼내 갔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요즘 중국은 아프리카와 중남미에 '빚'을 수출해 상대국을 '부채 중독'에 빠뜨린 뒤 그 나라 자원(資源)을 차지한다.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뇌물과 부정부패를 통해 아프리카를 빚더미에 올라앉게 하는 게 중국의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최근 그린피스가 세계 도시 3000곳을 놓고 공기 오염도를 조사했는데,
50위까지 대부분이 중국·인도 도시였다.
중국발 미세 먼지가 한국으로 밀려든다는 건 위성사진을 보면 한눈에 들어온다.
중국에서 미세 먼지 경고 사인이 들어오면 순차적으로 우리나라 백령도와 강화도를 거쳐 서울까지 점령해버린다.
지역에 따라 열서너 시간쯤 걸린다. 그런데도 중국은 "근거가 있느냐"고 한다. 이런 게 오리발이다.
▶미세 먼지를 '사회적 재난'으로 지정하는 법안이 어제 국회 행안위를 통과했다.
내일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정부는 미세 먼지를 국가 재난으로 다뤄야 한다.
재난 사태 선포하고 피해 조사 및 복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중국산 공기청정기를 전 가정에 보급하겠다고 발표하는 악몽을 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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