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3.12 송경모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제이슨 솅커 '블록체인의 장래'… "암호화폐, 법정화폐 대체 못해"
블록체인, 암호 화폐, 암호 화폐 공개(ICO).
과연 신천지를 여는 열쇠인가 아니면 신기루에 불과한가?
금융시장 분석가로서 시장 동향을 성공적으로 예측해 온 제이슨 솅커는
'블록체인의 장래: 새로운 파괴적 기술에 대한 희망과 과열'에서 이 현상들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했다.
난해한 용어와 현란한 외관에 현혹되지 말고 본질을 정확히 보자.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기술, 암호 화폐는 법정 통화가 아닌 화폐,
그리고 ICO는 크라우드펀딩이 확장된 형태에 불과하다.
블록체인은 플랫폼 참가자들 사이에서 발생한 모든 거래 정보를 블록단위로 기록해서 여러 분산된 컴퓨터에 누적해서
기록하고 열람하는 한 방식이다. 자동차로 치자면 엔진과 같아서 그걸 가지고 어느 목적지로 어떻게 이동할 것인가는
운전자가 활용하기 나름이다. 그런 면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블록체인은 데이터의 기록, 열람, 보안 통제를 참가자들 사이에서 탈중앙화(decentral ized) 방식으로 수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중앙집중형 저장 시스템, 예컨대 구글드라이브나 드롭박스가 어느 날 파괴되고 내 모든 데이터가 사라진다면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탈중앙화는 이런 위험을 극복하는 한 가지 대안으로 나왔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데이터양이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면서 전산 자원에 큰 부담을 안기고, 해킹 위협에 더 많이 노출된다.
그래서 블록체인은 금융자산 거래를 기록하는 것처럼 유용하게 적용될 영역이 있지만, 결코 만능이 될 수는 없다.
암호 화폐에 대한 기대는 미국 금융 위기 이후 제도권 금융과 비대한 정부에 대한 불신 속에서 싹텄다.
중앙 권력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민주주의를 꿈꾸는 사람에게 암호 화폐는 이상으로 비칠지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법정화폐 시스템과 병행하면서 보완 역할을 할 수는 있어도 결코 그 대체물은 될 수 없다고 본다.
또한 중앙이 실종된 완전한 화폐 발행의 자유가 주어지면, 그 부작용으로 악행과 범죄가 만연하고 암호 화폐는
범죄 집단의 돈세탁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ICO 역시 미래에 존재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청구권,
또는 교환권을 발행하는 것에 불과하다. 디즈니랜드 상품교환권(Disney Dollar)은 이미 존재하는 상품군이
그 대상이 되기라도 하지만, ICO에 참가해서 받은 코인은 그 청구 대상이 미래에 과연 구현될 것인지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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