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2.28 이윤경 객원기자)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야마구치 슈|다산초당
불확실한 시대, 불분명한 문제들과 싸워야 하는 것은 현대인의 숙명이다.
얄팍한 처세나 임기응변으로는 버티기 어렵다.
철학을 배워서 얻는 가장 큰 소득은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깊이 있게 통찰하고
해석하는 데 필요한 열쇠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무기가 아닐까.
경영학 학위, MBA도 없이 세계 1위 경영 컨설팅 기업 콘페리헤이그룹의 임원 자리에
오른 사람이 있다. 바로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다산초당 펴냄)'의
저자 야마구치 슈다. 그는 누구보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전공인 철학을 유용하게 사용해 온 사람.
MBA도 보유하지 않았음에도 경영 전략과 온갖 숫자가 난무하는 컨설팅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오로지 철학이
그의 무기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경영 전반에 걸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마다 상황을 철학이나 심리학, 경제학 개념에 대입해 보면 언제나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다.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때는 니체의 '르상티망'을 이용해 타인의 시기심에서 기회를 찾아보았고, 새로운 제도를 정착시키는
방법을 모색할 때는 레빈의 '변화 과정'을, 적은 비용으로 만족할 만한 솔루션을 얻고 싶을 때는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들여와 휴리스틱을 적용했다.
실제, 저자는 유수의 비즈니스 스쿨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적 전략'에 대한 강의를 해 왔는데 지금까지
그의 강의를 들은 2000여 명의 기업인으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쓸모 있는 인문학 강의'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동안 철학이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이야기라는 오명을 쓴 이유가 사람들이 철학과 비즈니스를 연결해 생각할 줄 몰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저자는 자신이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한 철학사상 중 50개를 엄선해 이 책에 담았다.
현실에 단단히 발붙이고 서서 철학 개념을 끌어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이 책은 생생한 사례와 깊이 있는 통찰로
그 어떤 책보다 실용적인 철학 사용법을 제시하며, 독자들을 새로운 철학의 세계로 안내한다.
본질을 꿰뚫고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내는 철학적 사고법은 어느 시대에나 유용하다. 철학자들이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사고 과정과 문제를 대하는 자세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생각 도구들을 손에 쥐게 될 것이다.
▶잃어버린 신발 열 켤레|윤학|흰물결아트센터
인쇄매체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 시대, 입소문만으로 매달 8만 부를 발행하는 월간지가
있다. 법조인 출신의 발행인 윤학 대표가 운영하는 '월간독자 Reader'가 그 주인공이다.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7년부터 글과 책에 마음을 쏟아온 윤학 대표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읽어야 하는 책만을 출판해 오다가 삭막한 대법원 앞에 문화 공간 '흰물결아트센터'도
열었다. 수익도 나지 않는 출판과 공연에 힘을 쏟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윤 대표는 "머리로만 살아가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감동을 넘어 영감을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주변 사람들은 "인터넷 시대에 누가 책을 보느냐" "상업광고 없는 잡지는 망한다"며
하나같이 말렸지만 그는 '내용만 좋으면 알아보는 독자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신념으로 2007년 창간했고, 상업광고 하나 없이 진실한 글을 싣는 데에만 집중했다. 이런
윤 대표의 진심은 통했다. '월간독자 Reader'는 매달 8만 부를 발행하는 월간지로 성장했다.
'월간독자 Reader'에 윤학 대표가 연재한 글을 모아 15년 전 출판한 '잃어버린 신발 열 켤레'는 지금도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다. '잃어버린 신발 열 켤레'는 가난한 소년이 어머니가 정성스레 빨아주신 깨끗한 운동화를 한 학기 동안
무려 열 번이나 잃어버리는 그의 유년기 에피소드를 담은 에세이다. 그때마다 냄새나는 시꺼먼 신발을 신고 돌아오면서,
'각박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된다'는 주위의 염려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성장해 명문대학
법학과에 입학, 사법고시를 통과해 유명 변호사가 되었다. '잃어버린 신발 열 켤레'는 마니아층이 생겨 '클래식뮤지컬'로
재탄생했고, 오는 6월 22일에는 '흰물결아트센터'에서 첫 공연이 막을 올린다.
'월간독자 Reader'에는 언론인, 음악인, 주부, 학생 등 다양한 독자들의 호평이 쏟아진다.
사투리의 맛을 살린 인터뷰는 맛깔스럽고, 교양 잡지류의 유약함을 극복하였으며, 시사 잡지류의 틀에서도 벗어나
균형감이 있다는 평을 받는다. 세상을 좀 더 넓고 깊게 볼 수 있는 시각을 열어주기에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기에도 알맞다.
윤학 대표는 "월간독자 Reader야 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참 필요한 책임이 여러 독자들로부터 검증되었다"며
"정기구독료 월 4000원으로 매달 품위 있는 월간지를 받아볼 수 있다면 집집마다 건강한 웃음이 넘칠 것"이라고 말했다.
불로그내 같이 읽을 거리 :
철학은 교양?… 니체를 알면 '경영 해법'이 보인다 (조선일보 2019.04.08)
http://blog.daum.net/jeongsimkim/3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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