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고전·고미술

가슴으로 읽는 한시 - 노정을 따져보니

바람아님 2014. 1. 6. 12:02


(출처-조선일보 2013.12.21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



연간의 문인 심로숭(沈魯崇)이 유배지인 경상도 기장에서 고향을 그리며 쓴 시다. 
정조의 사망 이후 권력자에게 밉보여 몇 년을 유배지에서 보내야 했다. 
날이 추워지자 갈 수 없는 먼 고향, 그곳의 가족들이 더 그리워진다. 
몸은 기장에 있어도 넋은 훨훨 날아 산과 물을 건너서 고향집 문을 열고 들어간다. 
반가워하고 걱정하는 가족들, 그들의 표정 하나하나까지 눈앞에 있듯이 떠오른다. 
위로와 당부의 말도 입에서 맴돈다. 
그러나 퍼뜩 망상에서 깨어나면 몸은 여전히 유배지에 있고 하늘에는 눈이 펄펄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