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2020.04.05. 19:24
미 노동부가 집계하는 실업률은 실제 실업 상황보다 1∼2개월 뒤에 반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현재 실업률이 대공황 이후 최고점에 도달했다”며 “현재 13%가량인 것으로 추정되며 미국 역사에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속도로 실업률이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실업률 수치가 앞으로 더 올라갈 수 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경제가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2조2000억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3차 경기부양책을 시행한 데 이어 2조달러 규모의 4차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 의회 전문지 더 힐은 4차 부양책에도 개인에 대한 현금 추가 지원과 함께 대규모 인프라 지원, 주정부 지원 확대, 의료시스템 강화 지원 예산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는 공장 등이 폐쇄조치로 인해 가동이 중단되는 등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된다.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ACEA)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회원국 27개국과 영국에서 1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위협받고 있다.
유럽 각국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를 잇달아 연장할 방침이어서 실업난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한 차례 연장돼 오는 12일까지였던 국가비상사태를 26일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검역·방역대책을 총괄하는 시민보호청도 13일까지로 열흘 연장된 전국 이동제한령과 휴교령, 비필수 업소·영업장 폐쇄 등 대대적인 봉쇄 조처가 5월까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리스도 이동제한령을 27일까지 3주 연장하기로 했다.
이스라엘은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처음으로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고 실업률은 24.1%까지 치솟았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발표한 작년 4분기 실업률 3.6%에서 약 20%포인트 급증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각국 경제가 멈춰서면서 전 세계 실업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국에서 봉쇄령과 자가격리 조치를 강화하며 폐업하거나 일시휴업에 들어간 기업들이 쏟아진 탓이다. 꺾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기세에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이 봉쇄령을 이달 말 또는 5월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실업 쓰나미는 심화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환자가 31만명에 육박한 미국은 지난달 실업률 상승폭이 1975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에 비농업 일자리 70만1000개가 감소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실업률은 2월 3.5%에서 3월 4.4%로 0.9%포인트 올랐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경제활동이 중단된 3월 중순 직전까지만 조사한 것이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한 이후 고용 상황은 훨씬 악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3월 넷째 주(22~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665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미 노동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최고치다. 3월 셋째 주에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가 330만건에 달했기 때문에 최근 2주 사이에 서울 인구와 비슷한 약 1000만명이 실직했다.
워싱턴·도쿄·베이징=국기연·김청중·이우승 특파원, 조성민 기자 kuk@segye.com
'時事論壇 > 經濟(內,外)'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광우의 세계 경제 읽기] 치열해질 글로벌 생존 게임…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 (0) | 2020.04.13 |
---|---|
[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美 달러화 '휴지 조각' 우려와 화폐개혁 논쟁 (0) | 2020.04.13 |
[글로벌 인터뷰]오하드 토포 “곧 닥칠 2차 충격 대비하라. 외국인 한국자산 계속 팔 것” (0) | 2020.04.01 |
버냉키 "V자형 반등", 루비니 "I자형 추락", 불러드 "U자형 회복" (0) | 2020.03.28 |
코로나 위기, 세계 경제 고꾸라지는 데 30일 걸렸다 (0) | 2020.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