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 2020.04.14 논설위원)
서울에서 민주당 27곳
통합당 20곳 우세
선거 표심은 투표 당일에도 바뀐다.
통계적으로는 투표를 하루 이틀 앞둔 어제오늘에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유권자가 16.4%,
그리고 심지어 투표 당일 아침 먹고 나서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유권자도 5.6%나 된다.
둘을 합치면 무려 22%의 유권자가 오늘 내일 누구를 찍을지 어떤 당을 찍을지 결정한다는 뜻이다.
여권 일각에서 "과반 의석이나 180석도 가능하다"는 말이 나오자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수도권에 아슬아슬한 박빙 지역이 많다"면서 "(수도권의) 경합 지역이 70곳"이라고 했다.
180석 발언이 ‘저주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까봐 황급히 한 발짝 뒤로 물러선 것이다.
여당 선대위는 ‘박빙’과 ‘경합’이라는 말로 지지자들을 묶어두려 했다.
통합당의 박형준 선대위원장은 "(통합당 의석이) 개헌 저지선인 100석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며 한껏 자세를 움츠렸다.
"100석도 위태롭다"는 말은 지지자를 괜히 힘 빠지게 하는, 해서는 안 될 과장 화법이었고, 사실과도 다른 말이었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엄살을 떠느라 그런 것"이라고 무마했다.
자, 오늘 내일은 드디어 ‘숨은 표심’이 드러나는 날이다.
자기 속뜻을 드러내기 부끄러워해서, 혹은 여론조사 기관을 신뢰하지 않아서, 혹은 이쪽 나이를 밝히는 순간
저쪽에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려서 여론조사 때면 꽁꽁 숨어 있었다는 유권자들은 오늘 내일 어디로
향하고 있는 중일까.
데이터 저널리즘 전문 미디어를 표방하고 있는 ‘빅터뉴스’가 어제 눈에 띄는 자료를 내놓았다.
빅터뉴스는 여론조사에서 여당이 ‘대체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수도권, 그중에서도 여당이 ‘크게 앞서고 있다’는
서울 판세를 빅 데이터로 들여다보았다.
투표 당일까지 가장 근접한 조사 날짜인 4월6일~4월12일 일주일 동안 구글과 네이버 검색량을 비교 분석했다.
그랬더니 서울 49개 지역구 중에서 민주당은 27곳에서, 통합당은 20곳에서, 그리고 무소속이 2곳에서 검색량이 우세했다.
빅 데이터 검색량을 비교 분석하면 민주당 대 통합당이 27대20으로 나온 것이다.
이렇게 말씀 드리면 비교하기 불편하실 것이다. 지난 총선과 비교하면 알기 쉬워진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서울 지역구 투표 결과가 민주당 35석, 새누리당 12석, 국민의당 2석이었다.
더 간단하게 말씀 드리겠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이 민주당에게 3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는데, 21대 총선에서는 검색량으로 봤을 때
민주당 대 통합당이 10대7이나 10대8 정도로 요동치면서 보수 진영이 크게 약진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씀 드리면, 지난 선거에서는 통합당이 민주당에게 3분의1 수준이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5분의4 수준까지
따라 잡았다는 뜻도 된다. 물론 실현되지 않은 기대 전망일 뿐이긴 하지만, 그렇지만 일반 여론조사와는
사뭇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드디어 ‘4·15 투표 날’이다.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인데, 역대 어느 대통령 선거보다 중요한 총선이 될 수 있다.
나의 운명, 내 가족의 운명, 내 나라의 운명이 걸려 있다.
코로나 사태가 몰고 온 세계적 대공황의 격랑 속에서 ‘경제 강국’ 대한민국 호가 살아남느냐 30년 전으로 뒷걸음치며
몰락하느냐, 그 갈림길에 서 있다.
아니 노골적인 사회주의 체제로 접어들어 1980년대 동유럽처럼 변모하거나, 아니면 총선·대선으로 연결되는
‘좌파 포퓰리즘’ 물결에 휩쓸려 남유럽이나 중남미처럼 전락하느냐, 그 갈림길에 서 있기도 하다.
1948년 자유민주주의 정부를 수립하고 건국을 했을 때 못지않게 중요한 투표를 우리는 치러야 한다.
시청자 여러분과 우리는 오늘 절벽에 서서 투표를 한다.
‘수출 절벽’, ‘고용 절벽’, ‘안보 절벽’, ‘인구 절벽’, 그 백척간두에 서서 투표용지에 기표를 하는 것이다.
먼저 왜 ‘수출 절벽’인가. 4월1일부터 10일까지 열흘 동안 우리나라 수출은 18%가 급감했다.
일례로 어제 동아일보는 ‘먹구름 몰려오는 조선업’이란 제목을 달기도 했다.
1분기 세계 선박 발주가 71%나 급감했다는 것이다.
경사도 70도의 절벽에 서보신 적이 있는가. 실제 현장에서는 깎아지른 것처럼 보인다.
석유제품, 자동차부품,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수출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것들이
무너지는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고용 절벽’을 보자. 어제 3월 고용통계가 나왔는데, 2030 일자리가 무려 6만 개나 사라진 것으로 돼 있다.
문 정부 지지율이 높다는 2030 세대가 사실은 가장 치명상을 입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회사에 새로 취직을 하면 나중에 실직했을 때를 대비해서 의무적으로 ‘고용보험’이라는 것을 들도록 돼 있다.
그래서 고용보험 가입자 숫자를 헤아리면 신규 취업자 숫자를 자동으로 알 수 있다.
그런데 지난3월 고용보험 증가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무려 52%가 줄어들어 신규 취업은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대로 우리가 실직을 하게 되면 ‘실업급여’라는 것을 신청해서 몇 달 동안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새로 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 숫자를 헤아리면 직장을 잃은 사람 숫자를 자동으로 알 수 있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청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25%가 급증했다.
11년 만에 최고 증가다. 문제는 이런 ‘고용 절벽’이 4월, 5월, 그리고 여름에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점이다.
다음 ‘안보 절벽’은 너무도 절박하고 치명적인 상황이다.
코로나 때문에 잠시 잊고 있지만 ‘안보 절벽’에서 굴러 떨어지면 경제도 미래도 다 굴러 떨어진다.
다른 것을 다 떠나서, 한국은 물론 온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황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은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게 "코로나 방역 대책을 협력할 수 있다"며 아양 떨 듯 손을 내미는 상황 속에서
북한은 지난 3월21일 탄도미사일을 쏘더니, 다시 여드레 만인 3월29일 탄도미사일 아홉 발을 발사했다.
저들은 ‘핵 인질’ 신세가 되어버린 한국 국민의 비명소리를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출산 장려 정책으로 100조 이상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이 0%대로 떨어져 여전히 OECD 꼴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인구 절벽’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을 찾지 못하겠다. ‘인구 절벽’은 앞으로 국가 세금과 공공 보험과 연금 등을
짊어져야할 미래 세대에게 무릎을 꺾어버리는 일이 될 것이다.
이러한 ‘수출 절벽’ ‘고용 절벽’ ‘안보 절벽’ ‘인구 절벽’이라는 네 가지 낭떠러지 끝에 서서 여러분과 우리는
오늘 투표를 치른다. 그러나 절벽에 서있기 때문에 오히려 기사회생의 길이 열릴 수도 있다.
흔히 지금 판세를 두고 "여당은 굳히기, 야당은 뒤집기"란 말도 한다. ‘여당 우세’를 전제로 한 말이다.
그러나 디지털 판세를 들여다보면 지금 누가 굳히기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 특히 서울, 이곳에서 어느 쪽 지지자들이 결집하느냐에 따라 4월15일 밤 웃는 쪽이 결정될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14/20200414036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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