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0.09.30 05:00
1968년 7월 11일 한낮의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실미도 부대 연병장. 단상에 꼿꼿이 선 이모 소대장이 공작원들을 향해 날카롭게 소리쳤다. 밧줄로 꽁꽁 묶여 땅바닥에 엎어져 있는 이OO·신OO 공작원을 죽이라는 지시였다. 천막봉을 손에 들고 멈칫대는 공작원들 등에 기간병들의 몽둥이가 내리꽂혔다.
[그날의 총성을 찾아…실미도 50년⑧]첫 탈영
실미도는 점점 죽음의 땅으로
눈을 질끈 감은 공작원들은 천막봉을 휘둘렀다. 그렇게 공작원 두 명은 숨졌고, 시신은 사격장을 파고 묻었다. 이날 밤 교육대장은 공작원들에게 와룡 소주(인천의 3대 소주)를 나눠줬다. 소주를 마셔도 취하지 않았고 쉽게 잠들지 못했다. 침상에 누운 공작원들의 눈에는 연병장 핏자국이 지워지지 않았고, 언젠가 그 피를 내가 흘릴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884253?cloc=joongang-article-recommend
민가 숨어 소주 마신 죄, 연병장서 몽둥이에 맞아죽었다
〈지난 기사 보기〉
#그날의 총성을 찾아…실미도 50년
https://news.joins.com/issue/11272
①50년 전 울린 총성의 진실은?…마침표 못 찍은 ‘실미도’
②시민 탄 버스에서 총격전···결국 수류탄 터트린 실미도 그들
④실미도 31명은 사형수? 수리공·요리사등 평범한 청년이었다
⑥1년 반 동안의 지옥훈련…北 보복위해 백령도 향한 특수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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