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23. 8. 29. 23:30
어떤 작가가 무슨 말을 하다 자동차 얘기를 불쑥 꺼낸다. 그에게는 아주 낡은 차가 있다고 한다. 엔진은 괜찮지만 차대가 너무 낡아 자동차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더 이상 운행할 수가 없게 된 차다. 상식적으로는 폐차장으로 보내는 게 최선일 듯하다. 그러나 그 차가 오랫동안 자신을 위해 해준 것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그 차를 폐차시키는 것은 그 차를 배반하는 것만 같다.
비논리적이고 비합리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그 작가는 인간이 논리와 합리, 머리만으로 사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에게는 낡은 차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 오래된 친구를 버리지 못하는 것과 같다.....소용이 없게 된 물건마저도 생명체처럼 여겨 버릴 수 없게 만드는 우리 안의 신비로움.
‘현존하는 최고의 작가’ J M 쿳시가 철학자들과 동물 윤리에 관한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하는 얘기다.....맥락은 조금 달라도 우리가 쿳시의 말을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어느 때부턴가 곳곳에서 동물들이 버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는 물론이고 산과 들, 심지어 섬에도 동물들이 버려진다. 그들이 눈과 표정으로 ‘무언의 호소’를 하고 있음에도.
https://v.daum.net/v/20230829233009085
자동차도 정이 드는데[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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