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2.11.21 주경철 서울대 교수·서양근대사)
콜럼버스는 살아 있을 때만큼이나 죽어서도 많은 여행을 했다. 1506년 콜럼버스의 사후 그의 시신이 바야돌리드의 한 수도원에 묻혔지만, 1513년에 자부(子婦)의 요청에 따라 세비야 인근의 성당으로 이장되었다. 그녀는 1537년에 다시 시아버지의 유해를 신대륙의 산토도밍고섬으로 이장할 것을 요청했고, 국왕이 이를 허락했다. 그런데 1795년의 바젤 조약에 따라 스페인이 산토도밍고 섬을 프랑스에 넘겨주게 되자 콜럼버스의 유해도 이장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쿠바의 아바나 성당이 새 장지였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의 결과 쿠바가 독립하게 되자 그의 유해를 또다시 옮기지 않을 수 없었다. 1899년 그의 유해는 스페인의 세비야로 돌아왔고, 1902년에는 이 위인을 기리는 대형 조형물이 세비야 성당에 건조되었다. 콜럼버스의 유해는 그 조형물 밑에 안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1877년 산토도밍고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이곳 성당에서 일하던 사람이 납으로 된 상자를 발견했는데, 그 안에 13개의 큰 뼈와 28개의 작은 뼈들이 들어 있고, 겉에는 '저명한 위인 크리스토발 콜론'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이다. 도미니카 당국은 이것이 진짜 콜럼버스의 유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니까 1795년에 스페인 측에 넘긴 유해는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는 말이 된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992년에 수백만 달러를 들여 거대한 기념물을 건조한 후 이 유해를 그 안에 모셨다. 과연 어느 곳에 있는 유해가 진짜 콜럼버스의 것인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2003년에 스페인에 있는 유해에 대해 DNA 검사를 하기로 했다. 그라나다대학의 호세 안토니오 로렌테 교수가 주관하고 콜럼버스의 후손들이 입회한 가운데 각국의 전문가들, 심지어 미국 FBI 대표까지 참여한 가운데 과학적 조사를 시행했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현재 상태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이 공식 결과였다.
스페인과 도미니카공화국은 모두 자국의 것이 진짜 콜럼버스 유해라고 주장한다. 그러는 동안 한편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가설은 최초에 묻혔던 바야돌리드 수도원의 프란체스코회 수도사들이 다른 시신을 넘겨주고 진짜 콜럼버스 시신은 그대로 두었으리라는 것이다. 그 자리에는 다른 건물이 들어서서 확인할 길은 없다. 신화화된 인물에 미스터리가 하나 덧붙여진 셈이다.
그런데 1877년 산토도밍고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이곳 성당에서 일하던 사람이 납으로 된 상자를 발견했는데, 그 안에 13개의 큰 뼈와 28개의 작은 뼈들이 들어 있고, 겉에는 '저명한 위인 크리스토발 콜론'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이다. 도미니카 당국은 이것이 진짜 콜럼버스의 유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니까 1795년에 스페인 측에 넘긴 유해는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는 말이 된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992년에 수백만 달러를 들여 거대한 기념물을 건조한 후 이 유해를 그 안에 모셨다. 과연 어느 곳에 있는 유해가 진짜 콜럼버스의 것인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2003년에 스페인에 있는 유해에 대해 DNA 검사를 하기로 했다. 그라나다대학의 호세 안토니오 로렌테 교수가 주관하고 콜럼버스의 후손들이 입회한 가운데 각국의 전문가들, 심지어 미국 FBI 대표까지 참여한 가운데 과학적 조사를 시행했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현재 상태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이 공식 결과였다.
스페인과 도미니카공화국은 모두 자국의 것이 진짜 콜럼버스 유해라고 주장한다. 그러는 동안 한편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가설은 최초에 묻혔던 바야돌리드 수도원의 프란체스코회 수도사들이 다른 시신을 넘겨주고 진짜 콜럼버스 시신은 그대로 두었으리라는 것이다. 그 자리에는 다른 건물이 들어서서 확인할 길은 없다. 신화화된 인물에 미스터리가 하나 덧붙여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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