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이하경 칼럼] 되살려야 할 이승만과 제헌국회의 협력

바람아님 2024. 2. 19. 04:34

중앙일보 2024. 2. 19. 00:45

미국 오판으로 초래된 북의 남침
우남, 초인적 노력으로 나라 구해
제헌국회, 당략 초월 ‘민주’ 지켜
한반도 위기 대비 견제·협력 필요

우남(雩南) 이승만은 대한민국을 공산 세력으로부터 지켜낸 거인(巨人)이다. 강대국 미국은 오판을 거듭했지만 우남은 오차 없는 국제정세 판단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김덕영 감독의 다큐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했다. 많은 분이 “저평가된 우남의 실체를 알게 됐다”고 했는데 실제 그랬다. 우남의 전모를 보다 균형 있게 파악하려면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 제헌국회와의 갈등과 협력을 편견 없이 바라볼 필요가 있다.

1948년 미군정이 끝나가면서 우남에게는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5·10 총선, 헌법 제정, 대통령 선출, 내각 구성을 통해 정부를 출범시키고 미군정으로부터 행정권을 넘겨받아 8월15일 신생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선포해야 했다. 9월21일 시작되는 유엔총회에서 대한민국의 국제적 승인을 받는 것도 중대사였다.

그래서 5월31일 구성된 제헌국회에 “1분이라도 빨리 우리 헌법을 통과시키자” “비율빈(필리핀)은 이틀 만에 만들었다”고 채근했다. 일본은 착수 9년 만인 1889년에 메이지 헌법을 제정했는데 한국은 한 달여 만에 해치웠다. 우남은 나라를 잃은 뒤 외교를 통한 독립을 성취하는 데 한평생 매달렸지만 좌절했다. 그래서 새 정부 수립의 성공 가능성을 100% 낙관하지 못했다. 남로당의 준동도 불안감을 키웠다. 그가 실권을 가진 초당적 지도자가 되려 한 배경이다.

반면에 최초의 국가기관인 제헌국회는 민주적 절차를 중시했다. 우남의 거부로 내각책임제에서 대통령제로 급선회했지만 헌법에서 내각제적 요소를 최대한 살렸다....제헌국회는 재석 196명 중 180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우남을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확고한 국부(國父)의 위상이 확인됐다. 문제는 초대 국무총리 인선이었다. 우남은 김성수·신익희·조소앙 등 국회가 원하는 지도자 대신 북에서 내려온 목사 이윤영 의원을 선택했다. 국회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부결시켰다.

우남은 국회에 나와 “국회가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총리를 인준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전제국가가 아니라 민주국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환영한다”고 물러섰다. 임기 2년의 제헌의원 200명은 “1인1당”의 자유를 누렸다. 독립된 헌법기관으로 당당하게 발언했다.....온갖 특권을 누리면서 당리당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의원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우남처럼 국제정세를 꿰뚫고 강대국에 맞서는 용기 있는 지도자, 당리당략을 초월해 견제와 협력에 나선 제헌의원들의 2인3각 애국심을 되살려야 한다.


https://v.daum.net/v/20240219004527925
[이하경 칼럼] 되살려야 할 이승만과 제헌국회의 협력

 

[이하경 칼럼] 되살려야 할 이승만과 제헌국회의 협력

우남(雩南) 이승만은 대한민국을 공산 세력으로부터 지켜낸 거인(巨人)이다. 강대국 미국은 오판을 거듭했지만 우남은 오차 없는 국제정세 판단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김덕영 감독의 다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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