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24. 3. 4. 04:31
강원도 지역 폭설 소식에 설악산을 찾았다. 눈에 갇힌 설악동의 좁은 길을 걸으니, 소나무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어떤 소나무는 눈이 잔뜩 쌓여 형체가 거의 보이지 않았고, 권금성에서 내려다본 소나무는 온통 눈으로 뒤덮여 흡사 괴물처럼 보였다. 올겨울 끝자락에 ‘습기를 머금은 눈’이 많이 내려서인지 눈의 무게 때문에 소나무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었다.
무거운 눈을 버텨내는 소나무들의 모습에선 ‘왕이 되려는 자,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이 겹쳐졌다. 결코 가볍지 않은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자는 ‘눈의 무게’를 견디는 소나무처럼 꿋꿋하게 살아간다면 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폭설에 덮인 설악산 소나무는 우리에게 겨울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강인함, 꿋꿋함, 승리’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있었다.
https://v.daum.net/v/20240304043126911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눈 덮인 설악산 소나무에서 배운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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