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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앙 위협 댓글에 대한 유감 [아침을 열며]

바람아님 2024. 8. 10. 02:48

한국일보  2024. 8. 10. 00:00

다음 중 한국인에 속하지 않는 사람을 고르시오.

① 한국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를 둔 가수 인순이
② 한국인 어머니와 백인 아버지를 둔 가수 윤수일
③ 필리핀 출신 귀화인이자 전 국회의원 이자스민
④ 프랑스 출신 귀화인으로 한국인과 결혼한 방송인 이다도시
⑤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 어머니를 둔 아이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인종적 편견과 선호에 따라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이 퀴즈에 답할 것이다. 가능한 답변들은 아마도 다음 정도가 아닐까 싶다.

1) ① ~ ⑤번 모두 다 한국인이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나거나 오래 살아왔고, 한국어도 능숙하게 하며, 한국 문화도 잘 알기 때문이다.
2) ①, ②, ⑤번이 한국인이다. 이들은 어머니 또는 아버지가 한국인으로, 한국인의 피가 섞였기 때문이다.
3) ① ~ ⑤번 누구도 한국인은 아니다. 100% 한국인의 피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 '국적'은 한국인이지만, 흔쾌히 한국인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누구까지를 한국인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최근 유행하는 '대한외국인'이라는 신조어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외국인을 뜻하는데, 최근 두 명의 대한외국인을 둘러싼 사건들은 이 용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첫 번째 대한외국인은 부산 KCC 소속이었던 귀화 농구 선수 라건아이다....미국인 라건아는 2018년 특별 귀화로 '한국인'이 되었고, 이름도 대한건아라는 의미로 라건아로 바꿔 용인 라씨 시조가 됐다.....그랬던 그를, 5월 한국농구연맹은 2024~25시즌부터 '외국인' 선수로 분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 대한외국인은 프랑스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의 방송인 파비앙이다. 올해 한국살이 16년차인 그는 각종 예능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2022년 한국 영주권 비자를 취득하였다.....대한외국인이라 불리는 이 두 명은 그래서 결국 외국인이라는 것인가, 아니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인가? ....이제 우리 사회는 260만 명에 이르는 외국인과 함께 하는 나라이다.

누가 한국인이냐는 질문에 책 '인종주의의 덫을 넘어서'(캐서린 김 외, 2020)는 이렇게 답한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의 본질을 이루는 것은 혈통도 인종도 아닌, 근현대 한반도의 경험에 뿌리를 둔 공동의 역사"라고. 따라서 사실 한국인에 속하지 않는 사람을 고르라는 위 문제는 정답이 없다. 누구든지 이곳에서 오랜 기간 동안 함께 살며 같은 경험과 역사를 공유한다면, 모두 한국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https://v.daum.net/v/20240810000003379
파비앙 위협 댓글에 대한 유감 [아침을 열며]

 

파비앙 위협 댓글에 대한 유감 [아침을 열며]

다음 중 한국인에 속하지 않는 사람을 고르시오. ① 한국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를 둔 가수 인순이 ② 한국인 어머니와 백인 아버지를 둔 가수 윤수일 ③ 필리핀 출신 귀화인이자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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