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12. 12. 00:11
탄핵 통한 진퇴 결심했다면 소신 찬반 투표 하게 도와야
무리한 계엄 지시 따라야 했던 軍 희생양 막는 노력도 필요
책임 회피 않는 당당한 자세가 상처 입힌 지지층에 대한 도리
윤석열 대통령은 5년 임기의 절반을 지내는 동안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꾸준히 허물어 왔다. 취임하자마자 30대 당 대표에 검증되지 않은 혐의를 뒤집어 씌워 축출하며 신세대 보수를 등돌리게 했고, 대선 직전 후보 단일화를 했던 파트너를 ‘정권의 적’으로 몰면서 자신을 당선시킨 선거 연합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지난 4월 총선 때는 민주당의 비명횡사 공천으로 조성된 집권당 다수 의석 전망을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의혹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의대 정원 2000명 대통령 담화로 이어지는 용산발 3대 악재 종합세트로 뒤엎어 버렸다. 험지 표밭을 4년 동안 갈아오면서 당선권에 들었던 여당 후보 30, 40명의 땀방울을 피눈물로 뒤바꿔 놨다.
거듭되는 대통령의 정치적 자해에 국민은 지칠 만큼 지쳤다. 더 이상 나빠질 게 뭐가 있겠냐 싶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니 그때까지는 전치 2, 3주의 경상에 불과했다. 12월 초 한밤중에 꿈인가 생시인가 눈과 의심을 의심케 하는 대통령의 계엄 포고는 회복 불능의 치명상을 입혔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진퇴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하야보다는 탄핵 쪽을 선택했다고 한다. 대통령은 자신의 계엄 선포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 믿음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정치인 입장에선 엄청난 부담이다. 찬성표를 던질 경우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지지층의 반발도 각오해야 한다. 대통령과 친윤 그룹이 “탄핵은 안 된다”고 막아선 가운데 탄핵안이 통과되면 여당은 찬성한 자와 반대한 자로 분열된다. 그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데 또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이번 주말 2차 투표는 의원 각자의 소신대로 찬성과 반대를 표시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한때 당의 어른이었던 대통령의 마지막 배려가 될 것이다.
https://v.daum.net/v/20241212001126539
[김창균 칼럼] 尹, 지지층과 黨 부끄럽지 않게 탄핵·수사 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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