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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의 ‘비전’, 정주영의 ‘거북선’… 트럼프가 탐낼 K조선 만들었다

바람아님 2025. 3. 30. 05:09

조선일보  2025. 3. 30. 01:20

[노석조의 외설(外說·ExTalk)]
1970년 美는 차관 요청마저 외면
거북선 500원 지폐로 모래밭에 조선소를 지었다
2025년 K조선은 미국보다 강해
기술이 나라의 운명을 바꾼다
박정희와 트럼프의 시공을 초월한 만남 스토리

트럼프 당선 후 한국과 미국 정상간 소통은 지난해 11월 7일 윤석열 대통령과 12분간의 전화 통화가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현재로서 유일한 이 통화에서 트럼프가 콕 집어 ‘SOS’ 친 것은 쉽빌딩(Shipbuilding), 즉 조선(造船)입니다.

“윤 대통령님, 나는 한국의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이 세계 최고인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MRO(Maintenance Repair Overhaul·유지 보수 정비) 분야에서도 한미가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발표자료)

◇조선 생태계 무너진 美, 세계 최고인 K조선
철강 도시가 녹슬고 조선업이 무너지면서 미국은 현재 민간 선박은 물론 군함도 새로 건조할 수도, 고장 난 걸 제대로 수리 정비하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그 사이 ‘제조업 굴기’에 성공한 중국은 해군력을 빠르게 증강했습니다. 전투함의 경우는 보유수가 370척을 넘어서 280척인 미국을 앞질렀습니다. 트럼프는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할 핵심 파트너로 영국이나 프랑스가 아닌 한국을 택한 것입니다.

◇K조선의 아버지 박정희, 직접 전문가 영입
세계 최고 기술의 K조선은 박정희 시대에 시작됐습니다. 그 때 씨를 심고 싹을 틔우고 키웠습니다. 이견이 없습니다.....1945년 해방이 됐을 때 일본인들은 본국으로 철수하면서 큰 선박은 챙겨갔습니다. 남은 건 100t(톤) 이하의 작은 배뿐이었습니다.

군인 박정희는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로 집권하고선 조선 전문가를 찾았습니다. 삼면이 바다인 나라에서, 수출 아니면 먹고 살 길이 없는 처지에서 선박은 필수였습니다. 그는 직접 스카우트에 나섰습니다. 1965년 5월 린든 존슨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방미한 일정 가운데서도 짬을 내 인재 영입에 나섰습니다.

미선급협회(ABS)의 유일한 한국인 신동식 검사관을 호텔방으로 불러 독대했습니다.

“같이 조선을 키우고 나라 경제도 살립시다.” 신동식은 거절을 거듭하다 박정희의 계속된 설득에 진정성을 느껴 넉달 뒤 귀국길에 올랐다고 합니다. 박정희는 그를 극진히 대우했고,....신동식 초대 경제2수석은 구두굽이 닳을 정도로 거제도를 오가며 K조선의 초석을 쌓았습니다.

◇불굴의 기업인 정주영도 포기했던 조선업
큰 일은 혼자할 수 없는 법. 박정희는 현대 정주영 회장에게 미션을 맡겼습니다..... 1968년 현대건설로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착공해 2년 5개월만인 1970년 5월 완공해낸 불굴의 기업인이었습니다.박정희는 정주영에게 이번에는 조선업을 일으켜보자고 했습니다..... 정주영은 청와대를 찾아가 대통령에게 조선업은 못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박정희는 정주영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았습니다. 그는 엄포를 놓았습니다. 배석한 김학렬 부총리에게 큰 소리로 “정주영 회장이 앞으로 무슨 사업을 하든 도와주지 마시오”라고 했습니다. 정주영은 다시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이번에는 영국으로 날아갔고, 그곳에서 그 유명한 ‘거북선 지폐’ 일화가 탄생했습니다.  

◇기술력이 나라 운명 바꾼다
한달 전 출간된 외서가 있습니다. ‘세계 건설자들: 기술과 새로운 지정학(World Builders: Technology and the New Geopolitics)’이란 제목입니다.... ‘세계 건설자들: 기술과 새로운 지정학’이란 외서를 읽으면서 ‘박정희와 트럼프의 만남’이란 제목의 뉴스레터를 쓸 영감을 얻었습니다.

트럼프와 작년 11월 통화한 대상은 2024년 한국 대통령이었지만, 그가 협력하려는 대상인 K조선의 뒤에는 50년 전 박정희가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K조선이 월드 클래스가 아니었다면, 트럼프가 당선 이틀만의 짧은 전화 통화에서 양국 제1 협력 사업으로 K조선을 찍으며 잘해보자고 했을까요.


https://v.daum.net/v/20250330012029465
박정희의 ‘비전’, 정주영의 ‘거북선’… 트럼프가 탐낼 K조선 만들었다

 

박정희의 ‘비전’, 정주영의 ‘거북선’… 트럼프가 탐낼 K조선 만들었다

트럼프 당선 후 한국과 미국 정상간 소통은 지난해 11월 7일 윤석열 대통령과 12분간의 전화 통화가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현재로서 유일한 이 통화에서 트럼프가 콕 집어 ‘SOS’ 친 것은 쉽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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