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이 하늘을 향해 뻗어 있고 구름은 빌딩을 맞이하듯 환하게 빛나고 있다. 세련된 도시의 건물은 마치 하늘에라도 닿을 듯 거침없이 달리고 있다. 사진가 울라 레이머의 작품 ‘에덴으로 가는 고속도로’다.
우주까지 진출한 인류의 문명에 길들여진 우리는 더 이상 에덴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저 초현대식 빌딩으로 들어서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다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인에게 에덴으로 가는 고속도로는 바로 문명이다.
그런데 작가는 이 흑백사진 속의 흰 구름과 음울한 빌딩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묻고 있다. 에덴은 어디고 그곳으로 가는 길은 어디 있는 것일까. 저 빌딩이 당신을 진정한 에덴으로 안내할 수 있을까.
신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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