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위에 웬 봉우리들이 솟아 있나?
세계 10대 과학관 중 하나인 미국 캘리포니아 과학관(California Academy of Sciences) 옥상을 처음 본 사람은 한 번쯤 가질
만한 의문이다. 거대한 고분군(古墳群)을 연상케 하는 봉우리들은 친(親)환경 건물의 핵심요소로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일곱 개의 언덕을 상징한다고 한다.
1853년 샌프란시스코 도심에 처음 설립되었던 과학관은 1916년 현재의 부지로 이전했는데, 예산 문제 등으로 단계적으로 건립하다 보니 11개 건물로 나뉘어 있었다. 1989년 대지진으로 여러 건물이 크게 파손되자, 전면 신축이냐 부분 복구냐를 놓고 논란이 많았다.
1853년 샌프란시스코 도심에 처음 설립되었던 과학관은 1916년 현재의 부지로 이전했는데, 예산 문제 등으로 단계적으로 건립하다 보니 11개 건물로 나뉘어 있었다. 1989년 대지진으로 여러 건물이 크게 파손되자, 전면 신축이냐 부분 복구냐를 놓고 논란이 많았다.
마침내 이탈리아 건축가인 렌조 피아노의 제안에 따라 2005년부터 5억달러의 예산으로 재개발을 시작하여 2008년 9월 다시 개관했다.
피아노는 본관 건물을 개축하여 천체관·수족관 등 주요 시설을 한데 모으되, 남아있던 건물들과 조화를 이루도록 디자인했다.
캘리포니아 과학관의 '살아 있는 지붕'… 렌조 피아노가 디자인(2008).
건물 연면적 41만 2000㎡, 옥상 19만7000㎡. 오른쪽은 건물 내부.
이 과학관이 세계적인 명소가 된 것은 본관 위의 '살아있는 지붕(living roof)' 덕분이다.
옥상공원에는 약 50만 종의 캘리포니아 희귀식물이 서식한다.
15㎝ 두께의 토양은 자연 단열재이자 연간 최대 1만3627kL의 빗물을 저장하여 전체 용수의 30%를 공급해 준다.
봉분(封墳)처럼 생긴 봉우리들의 크기와 기울기는 물론 채광창과 환기구 역할을 하는 유리창의 위치 등도 과학적인
모의실험을 거쳐 결정되어 천연 냉난방 시스템 기능을 해낸다.
검은색 타르와 아스팔트로 마감된 보통 건물의 옥상은 '열섬 현상'으로 대기 온도를 6~10도가량 올리지만,
초록 옥상공원은 실내온도를 10도 정도나 낮추어 준다.
풍수(風水) 등 동양의 주거 이론에 밝은 피아노가 잔디 봉분으로 묘소를 덮은 우리 선조의 장묘 문화에도 정통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과학관은 2008년 미국 친환경 건축물의 최고 영예인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