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동을 주는 약병으로 인해 더 이상 피해를 당하는 일을 없애야지…."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대학원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던 데버러 애들러(Deborah Adler)는 자신의 할머니가 실수로 할아버지의 약을 잘못 복용하는 바람에
생긴 부작용으로 몇 달 동안이나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먼저 일반 약국의 약병을 써본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60%가 그녀의 할머니와 같은 실수를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먼저 일반 약국의 약병을 써본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60%가 그녀의 할머니와 같은 실수를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래픽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분석해보니 정보를 표시하는 방법에 큰 문제가 있었다.
기존 약병에 붙은 레이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제약회사의 로고와 주소였다.
반면에 약과 환자의 이름, 복용 방법 등 정작 중요한 정보는 읽기가 어려웠다.
약병의 형태가 원통형이라 돌려가며 레이블을 읽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데버러는 원통형 용기의 아랫부분을 납작한 튜브 형태로 만들어 레이블을 읽기 편하게 했다.
데버러는 원통형 용기의 아랫부분을 납작한 튜브 형태로 만들어 레이블을 읽기 편하게 했다.
가족이 여러 명인 경우, 누구의 약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각자 자신의 약병에 빨강·노랑·파랑 등 고유한 색상의 원형 고리를
끼울 수 있도록 했다.<사진> 이 약병 디자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데버러는 2002년 석사학위를 받았다.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높이려고 노력하던 할인매장 타깃(Target)은 2005년 데버러의 아이디어를 실용화했다.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높이려고 노력하던 할인매장 타깃(Target)은 2005년 데버러의 아이디어를 실용화했다.
노련한 산업디자이너인 클라우스 로즈버그(Klaus Roseburg)는 데버러의 초안을 개선하여 대량생산과 유통, 사용의 편의성
등을 향상시킨 약병을 디자인했다. 고객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한 이 새로운 약병을 도입한 결과, 타깃 의약품 부문의 매출은
15% 이상 늘어났다.
2010년 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는 이 약병을 '이 세대의 디자인(Design of the Decade)'의 '금상(Gold Award)'으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