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디자인·건축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61] 불경스럽다더니… 런던의 名所가 됐네

바람아님 2014. 6. 18. 10:20

(출처-조선일보 2013.10.24 정경원 KAIST 교수·산업디자인)


2000년대 이후 런던에 가면 꼭 봐야 하는 명소가 있다. 
뉴 밀레니엄을 기념하여 세워진 거대한 회전 구조물인 '런던 아이(London Eye)'다. 
템스 강변에 우뚝 솟아 있는 런던 아이는 해마다 350만명의 탑승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보통 사람이 걷는 속도의 약 1/4인 초속 0.26m로 서서히 회전하는 원형 구조물의 외곽에는 유리로 만든 캡슐 모양의 25인승 
관람 차가 32개나 설치되어 있다. 약 1분 간격으로 쉬지 않고 운행되는 관람 차에 오르면 30분 동안 반경 40㎞ 거리 내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탑승객의 시야를 최대한 확보하려고 한 개의 'A형' 지지대에 의해 지탱되는 런던 아이의 무게는 2100t에 달한다.

런던 아이(London Eye), 전체 높이 135m, 원형 구조물 지름 122m인 초대형 회전 관광차, 1999년 완공.
런던 아이(London Eye), 전체 높이 135m, 원형 구조물 지름 122m인 
초대형 회전 관광차, 1999년 완공.
런던 아이는 1993년 선데이 타임스가 주최한 '뉴밀레니엄 기념물 디자인 공모전'에 건축가 부부인 데이비드 마크스(David Marks)와 줄리아 바필드(Julia Barfield)가 출품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매우 진취적이고 대중의 호응을 받을 제안인지라 유력한 대상(大賞)감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고풍스러운 런던의 경관과 어울리지 않고, 여왕의 궁전을 내려다보므로 불경스럽다는 등 반대 의견이 거셌기 때문이다. 
마크스 부부는 이에 굴하지 않고 당국의 건설 허가를 받아 1998년 6월에 착공했으며, 영국항공과 함께 7500만파운드(약 1200억원)를 투자해 16개월 만에 완공했다. 1999년 12월 31일 토니 블레어 총리가 테이프를 끊었고, 2000년 3월부터 일반에 공개되자 
다시 찬반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한번 타볼 만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기가 높아지자 논란은 이내 가라앉았다. 
원래 5년만 운행할 예정이었으나 영구적인 시설로 바뀌었다. 이어 세계 여러 지역에 런던 아이를 본뜬 시설들이 속속 생겨나 
대도시 관광의 새로운 풍속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