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디킨슨(1830∼1886)
새들은 네 시-
그들의 여명에-
공간처럼 무수한
대낮처럼 무량한 음악을 시작했다
나는 그들의 목소리가
소모한 그 힘을 셀 수가 없었다
마치 시냇물이 하나하나 모여
연못을 늘리듯이
그들의 목격자는 없었다
오직 수수한 근면으로 차려입고
아침을 뒤쫓아
오는 사람이 가끔 있을 뿐
그건 갈채를 위한 것이 아님을
나는 확인할 수 있었다
오직 신과 인간의
독자적인 엑스터시
여섯 시가 되면 홍수는 끝나고
옷을 입고 떠나는
소동은 없었으나
악대는 모두 가고 없다
태양은 동녘을 독점하고
대낮은 세상을 지배하고
찾아온 기적도
망각인 듯 이루어지다
얼마나 생동감 있게 그려진 정경인가!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아침들이 되살아난다. 참새 떼가, 실컷 자고 난 뒤이면서, 밤새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침이 이제야 온다는 듯 목청껏 짹짹거리며 소란을 떨었었지. 아, 그립다. 속없이 명랑한 그 시계소리, 신선한 또 하루가 주어짐을 일깨워줬지. 작은 동물들을 환대하자. 그들은, 우리가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뒤발라 놓은 이 세계에 어렵사리 깃든, 고마운 자연이니.
황인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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