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바다는 밤에도 푸른 빛으로 반짝인다.
타이완 사진작가 윌 호(Will Ho)는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갔을 때 밤바다를 걷다가 깜짝 놀라 카메라를 들었다. 몰디브 해변을 수놓은 파란색 별들 때문이었다.
파도가 칠 때마다 ‘반짝반짝’ 파랗게 빛나는 작은 별들은 사실 생물 발광 식물성 플랑크톤인 ‘와편모조류(Lingulodinium polyedrum)’다. 이 플랑크톤은 압력을 받거나 움직임에 휩쓸리면 반딧불이처럼 스스로 빛을 낸다. 윌 호가 사진을 찍은 이날 바닷가에는 마침 바람이 많이 불어 파도가 세게 쳤다. 덕분에 윌 호는 플랑크톤이 유독 환하게 빛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물과 함께 흘려내려가지 못하고 해변에 남은 플랑크톤은 사람이 밟았을 때도 빛을 낸다. 윌 호는 그 위를 걸어다니며 야광 발자국을 남긴 후 사진을 찍었다. 또 해변에 손가락으로 야광 글씨를 쓰고 하트를 그려 신혼여행을 자축했다.
이 플랑크톤은 밤에 서핑 보드나 배에 부딪쳤을 때도 푸른 빛을 낸다. 또 밤 수영을 즐기는 사람이 일으키는 요동에도 그 움직임을 따라 빛난다.
한편, 야광 플랑크톤은 미국의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이곳의 해변은 적조 현상이 심해 바닷물이 붉은 빛을 띠기 때문에 푸른 빛이 크게 드러나진 않는다.
조은비 온라인 중앙일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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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윌 호 플리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