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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 전투 준비" 동병상련 이웃, 일촉즉발 적국된 사연 [영화로운 세계]

중앙일보 2023. 1. 1. 05:00 용어사전 > 임주리의 영화로운 세계 국제 뉴스는 너무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리곤 합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 낯선 땅의 사람들에게 금세 감정 이입이 되죠. 영화를 통해 더이상 ‘먼 나라’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로 국제 뉴스를 전합니다. 거물급 인사만 도맡는 ‘트리플 A급 경호원’ 마이클(라이언 레이놀즈)은 자존심이 상해 죽을 지경입니다. 얼마 전 자신이 경호를 맡았던 무기상이 살해당해 명성이 땅에 떨어졌거든요. 커리어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던 중 인터폴(국제형사경찰)인 전 여자친구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초특급 킬러 다리우스(사무엘 L 잭슨)를 보호해달란 요청이었죠. 잠깐, 인터폴이 왜 킬러를 경호하냐고요? ‘글로벌 빌런’을 잡기 위해선 다리우스의 증언이 꼭 필요하기..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94] 정치인의 자격, 내로남불

조선일보 2022. 12. 28. 00:10 그 사람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지금은 그 모든 일들이 다른 여자가 겪은 일인 것처럼 생소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나는 한 사람이 어떤 일에 대해 얼마만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숭고하고 치명적이기까지 한 욕망, 위엄 따위는 없는 부재, 다른 사람들이 그랬다면 무분별하다고 생각했을 신념과 행동,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스스럼없이 행했다. - 아니 에르노 ‘단순한 열정’ 중에서 10월 30일 새벽, 닥터카를 집 앞으로 불러 탑승, 이태원 의료 지원 출동 시간을 지연시킨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직권남용과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현장에 머문 건 15분 정도지만 그녀는 ..

폴 오스터와 셔우드 홀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고두현의 문화살롱]

한국경제 2022. 12. 21. 01:01(고두현 논설위원) ■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눈먼 할머니의 쓸쓸한 성탄절 집 나간 손자 대신 함께 만찬 ■ 90년 전의 '조선 크리스마스실' 2대 걸쳐 헌신한 의료 선교 가족 올 캠페인 모델은 손흥민 선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폴 오스터. <뉴욕 3부작>으로 유명한 그가 크리스마스 특집용 단편을 써 달라는 뉴욕타임스의 청탁을 받았다. 마감 날짜는 다가오는데 그럴듯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자 그는 단골 담뱃가게 주인 오기 렌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때 오기가 ‘점심 한 끼’ 값에 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 경험담을 들려줬다. 12년 전, 오기는 담뱃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다 도망가던 좀도둑의 지갑을 주웠다. 몇 달 뒤 크리스마스 때 그는 지갑을 돌려주려고..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92] 자유를 가르쳐야 하는 이유

조선일보 2022. 12. 14. 00:00 “기분 내키면 치겠소. 마음이 내키면 말이오. 당신이 바라는 만큼 일은 해주겠소. 거기 가면 나는 당신 사람이니까. 하지만 산투르 말인데, 그건 달라요. 마음이 내켜야 하지. 처음부터 분명히 말해두겠는데 나한테 억지로 시키면 그때는 끝장이오.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거요.” “인간이라니, 그게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인간이 된다는 건 바로 그거요. 자유로워진다는 것.” -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중에서 2024년부터 적용될 역사 교과서에 ‘자유’가 돌아온다. 새 교육 과정 심의회에서 역사과 연구진 17명 전원과 심사위원 14명 중 13명이 ‘자유’라는 용어 사용을 반대했지만 교육부가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 ..

[김규나의 시네마 에세이 <74> 다이 하드] 전설이 된 액션 영화의 절대 공식 ‘다이 하드’

이코노미조선 2022. 12. 12. 18:06 인간은 무엇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울까. 도망치거나 죽은 척하거나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은 상처를 입고도 불사신이라도 된 듯 다시 일어나 이 악물고 싸우게 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숨거나 항복하면 편할 텐데, 왜 유리 파편이 수없이 박힌 맨발로 총알이 날아다니는 사지에 뛰어들어 적과 맞서는 것일까. 누구는 정의와 진실과 평화 같은 거창한 이상을 위해 싸우고 누군가는 책임감과 의무감 때문에 싸운다. 돈과 명성과 출세를 위해 맹렬히 덤비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당신은? 만약 이번 크리스마스이브에 산타클로스가 나타나 목숨 걸고 지키고 싶은 한 가지를 말하라 한다면, 당신은 뭐라고 대답할까. https://v.daum.net/v/20221212180617..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91] 월드컵과 붉은 함성

조선일보 2022. 12. 7. 00:40 하얀 벽에 난 그 자국은 작고 동그랬다. 사람은 생소한 것을 보면 온갖 상상을 다한다. 열심히 지푸라기를 운반하는 개미들처럼 그걸 집어 들고 살펴보다가 이내 팽개쳐버린다. 어쨌거나 나는 저 자국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일어나서 확인할 수도 있지만 그래봐야 십중팔구 무슨 자국인지 확실히 말할 수 없을 게 뻔했다. 왜냐고? 일단 어떤 일이 벌어지면 그게 어떻게 벌어졌는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부정확한 사고! 인간의 무지! - 버지니아 울프 ‘벽 위의 자국’ 중에서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16강 진출을 달성하고 모든 일정을 마쳤다. 비록 8강 진출은 실패했지만, 마지막 경기가 열린 새벽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끝까지 응원했다. 내가 태어나 자란 땅에 대한..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89] 저주하는 성직자들

조선일보 2022. 11. 23. 00:15 - 내세가 어떤 것인지 이제까지 깊이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만, 만일 그런 곳이 있다면 진실로 그곳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길 꼭 부탁드리고 싶군요. 신부님, 전에 말씀하셨죠.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있고, 어느 종교에도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고요. 종교의 좋고 그름은 그 귀의자를 보면 잘 알 수 있어요. 신부님, 당신은 모범적으로 저를 정복하셨습니다. 당신과 나는 이제 형제입니다. 당신의 주님은 저의 주님이기도 합니다. - A. J. 크로닌 ‘천국의 열쇠’ 중에서 성직자들이 대통령 부부의 죽음을 기도했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정화수 앞에서 자식의 무사를 비는 어머니 같은 마음이었을까? 타인의 소원 성취를 위해 굿판을 벌이는 무속인 같은 책임감이었을까? 가톨릭..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87] 도발을 반복하는 이유

조선일보 2022. 11. 9. 00:00 처음에 나는 전쟁의 정치적 측면은 무시했다. 그 전쟁은 무엇보다도 정치적 전쟁이었다. 어쨌든 정부 방어선 뒤에서 벌어지고 있던 정당 내부의 투쟁을 파악하지 못하면 첫해 동안에 이 전쟁에서 일어난 일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나는 스페인에 처음 왔을 때, 그리고 그 후 얼마 동안도, 정치적 상황에는 관심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알지도 못했다.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만 알았지, 어떤 종류의 전쟁인지도 몰랐다. - 조지 오웰 ‘카탈로니아 찬가’ 중에서 북한이 남북 군사 합의를 파기, 연일 탄도미사일을 쏘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단거리 미사일을 한 기 발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40억원. 25발을 쏜 지난 2일엔 북한 주민이 1년간 먹을 쌀을 수입할 수 있는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