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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과 '검정 고무신' [라제기의 슛 & 숏]

한국일보 2023. 4. 15. 12:01 ‘스즈메의 문단속’이 3월 흥행 바통을 이어받았다. 지난 11일까지 35일 연속 일일 흥행 1위를 달렸다. 14일에는 ‘더 퍼스트 슬램 덩크’ 흥행 기록을 추월했다. 두 애니메이션이 흥행 다툼을 하며 한국에서 모은 관객은 13일 기준 890만 명(‘더 퍼스트 슬램 덩크’ 446만 명, ‘스즈메의 문단속’ 444만 명)이다. 올해 총 관객수(2,767만 명)의 32.1%에 해당한다. 불황의 터널에 갇힌 국내 극장가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없었다면 앞이 깜깜했을 만하다. 이쯤에서 누구나 의문을 품을 만하다. K콘텐츠가 세계적 인기라는데 한국 애니메이션은 왜 유난히 약세인가. 여러 문화 분야에서 일본에 버금가거나 앞서는 성취를 거두고 있는데, 한국 애니메이션은 왜 뒤처져..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09] 공공장소 TV, 서비스일까?

조선일보 2023. 4. 12. 03:03 내일, 또 내일 그리고 또 내일이 기록된 역사의 마지막 글자에 다다를 때까지 죽음은 이렇게 살금살금 걸어서 날마다 조금씩 다가오고 있지. 그리고 우리의 과거는 모두 바보들이 죽음으로 가는 길을 비춰 주었을 뿐. 꺼져 간다, 꺼져 간다, 짧은 촛불이여! 인생은 단지 걸어 다니는 그림자. 무대 위에 나와서 뽐내며 걷고 안달하며 시간을 보내다 사라지는 서툰 배우: 인생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소음과 분노로 가득 찬 백치의 이야기. - 윌리엄 셰익스피어 ‘맥베스’ 중에서 틀니를 맞춰야 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일주일에 한 번 치과에 간다. 치료가 끝나길 기다리는 동안 대기실 소파에 앉아 있으려면 정면에 걸려 있는 TV에 저절로 눈이 간다. 한번은 늦은 밤, 어머니를 모시고 ..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08] 시시콜콜 정치의 부메랑

조선일보 2023. 4. 5. 03:03 “절 살려주시겠어요?” 소년은 흐느끼며 속삭였다. 내가 담당한 사람들은 언제나 이렇다. 불가능한 일을 의사에게 요구한다. 의사는 모름지기 외과의의 손으로 만사를 해내라는 것이다. 그대들이여, 나를 성스러운 목적을 위해 쓰라. 나 같은 시골 의사가 얼마나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가족과 마을 사람들이 다가와 나의 옷을 벗기고 노래를 부른다. ‘놈의 옷을 벗겨라. 그러면 치료하리라. 그래도 치료하지 않으면 죽여 버려라. 놈은 의사일 뿐이니. 의사일 뿐이니.’ - 프란츠 카프카 ‘시골의사’ 중에서 소아과를 닫겠다고 전문의들이 선언했다. 저출산에 의한 환자 감소, 정치계의 선심성 진료비 동결, 보호자의 잦은 소송 등 지속적인 어려움에 부딪혀온 결과라고 한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인종차별적" 경고 붙인다

파이낸셜뉴스 2023. 4. 3. 15:20 출판사 "노예제 낭만적으로 다뤄" 경고문 퓰리처상을 수상한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최신판에 인종차별적인 내용으로 독자에게 정신적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문이 추가됐다. 2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출판사 팬맥밀란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최신판 서두에 '트리거 워닝'을 실었다. 트리거 워닝은 작품에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고 미리 이용자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일종의 경고문이다. 출판사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인류사에서 충격적인 시대와 노예제의 공포를 낭만적으로 다뤘다"며 "문제가 되는 요소를 포함하는 소설"이라고 경고했다. 스칼렛 역을 맡은 비비안 리의 열연이 돋보인 동명의 영화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07] 일반인의 자신감, 정치꾼의 열등감

조선일보 2023. 3. 29. 03:02 “자신의 나라 말은 익힐 필요가 없다는 거죠? 아일랜드 말예요.” 옆에 있는 사람들도 아까부터 이쪽을 바라보고 힐문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가브리엘은 난처한 처지에서도 명랑한 표정을 지으려고 애를 썼으나 이마에까지 붉은 빛이 번져갔다. “우리나라에도 당신이 모르는 곳, 가보지 않은 곳이 많지 않나요?”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우리나라에 질렸소. 지긋지긋하다고요!” 가브리엘은 갑자기 쏘아붙였다. 그녀는 발끝으로 서서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친영파!” - 제임스 조이스 ‘더블린 사람들’ 중에서 WBC 최종 우승컵이 일본 야구팀 품에 안겼다. “우리가 우승해야 아시아 다른 나라 야구도 자신감을 갖는다”며 결승전에 임했던 오타니 선수는 최우수선수상을 받자 “일..

“11살에 27살과 키스신, 엄마도 안 도와줘” 아역 출신 성착취 폭로…美 잇단 잡음

서울신문 2023. 3. 27. 16:32 수정 2023. 3. 27. 16:59 브룩 쉴즈 “할리우드 거물에 강간 피해도” 미 아역 출신 배우들 잇단 성착취 폭로 올리비아 핫세도 전라 노출 강요받아 배우 브룩 쉴즈(57)가 데뷔작 ‘프리티 베이비’를 아동 성 학대로 규정했다. 쉴즈는 1980~90년대 소피 마르소, 피비 케이츠와 함께 ‘세계 3대 미녀’로 불리며 할리우드를 풍미했던 배우다. 국내에서는 ‘책받침 여신’으로 통했다. 22일(현지시간) ABC뉴스는 브룩 쉴즈의 생애를 담은 다큐멘터리 ‘프리티 베이비: 브룩 쉴즈’ 예고편을 공개했다. 예고편에서 쉴즈는 어린 나이에 데뷔해 성 상품화에 시달렸다며 눈물을 쏟았다. 쉴즈는 1978년 데뷔작인 영화 ‘프리티 베이비’에서 아동 성 노동자 역할을 맡았다...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206] 타인의 마음을 악용하는 사람들

조선일보 2023. 3. 22. 03:04 “주간지 기자라는 여자가 요즘 매일 오는 것 같던데요.” 모리야의 말에 마지마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주 열렬한 신자가 되었나 봐. 다음 호에서는 교조님에 관해 좀 더 자세하게 다루겠다는 거야.” 그 말에 모리야가 몸을 흔들며 웃었다. “그 여자, 몸매가 상당히 괜찮던데, 어떠세요?” 그러자 마지마가 얼굴을 찡그리며 손사래를 쳤다. “난 그런 근육질은 별로야. 마음에 들면 자네나 어떻게 해 보든지.” “그래요? 그럼 그 말씀에 따르겠습니다.” - 히가시노 게이고 ‘허상의 어릿광대’ 중에서 요즘엔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특정 종교 단체들의 허상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자주 화제에 오른다. ‘신이 안 보이면 나를 봐라. 나는 메시아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정말 신이라..

[종합] '더글로리2', 하루만 26개국 1위…송혜교의 영광→PD 학폭의혹 점입가경

스포츠조선 2023. 3. 12. 15:20 '더 글로리'의 영광은 어디로 향할까.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 파트2'가 공개 하루만에 전세계 26개국 1위에 올랐다. '더 글로리'는 10일 오후 5시 전세계 동시 공개된지 하루만인 12일 현재 한국은 물론 일본 홍콩 대만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칠레 볼리비아 멕시코 과테말라 에콰도르 파나마 파라과이 페루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26개국에서 전세계 주간순위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프랑스 터키 브라질 2위, 미국 3위, 영국 독일 4위 등 순위권을 휩쓸며 11일 기준 넷플릭스 전세계 TV프로그램 톱3에 안착했다. '더 글로리'는 학폭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문동은(송혜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복수를 펼치는 내용을 담은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