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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칼럼] 언어의 하이퍼인플레이션

중앙일보  2024. 9. 5. 00:32 지지층 일각 떠돌던 계엄 음모론 민주당 지도부 공식 입장 돼버려 탄핵을 전제로 하는 집단 상상력 당대표 판결 앞둔 히스테리 불과 계획적이라기보다는 우발적인 실수로 보인다. 단초는 ‘법원판결에 승복해야 한다’는 한동훈 대표의 발언이었다. 심기가 불편해진 이재명 대표가 이 발언을 받아치려다가 선을 넘어 버린 것이다. “최근 계엄 얘기가 자꾸 이야기된다.” 사실 계엄령 시나리오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 일각의 하위문화 현상이었다. 그런데 공당에서 이 음모론을 덜컥 받아들인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자꾸 들었다는 그 “계엄 얘기”는 사실 그 당 지도급 인사들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차지철 스타일의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하고 ‘반국가세력’이란 발언도 했다. ..

[강천석 칼럼] 어떻게 세운 나라인데 광복절에 이 소동을 벌이는가

조선일보  2024. 8. 17. 00:15 ‘3·1운동 독립 정신 계승’ 헌법 前文에 ‘建國節’ 비집고 들어갈 틈 없다 이승만·김구 長點 합하면 독립·발전 動力, 결점 부풀리면 김일성 一族 도울 뿐 광복절(光復節) 속 ‘광복’은 ‘잃었던 나라를 되찾다’라는 뜻이다. 1945년 8월 15일 우리 민족은 일본 식민 지배의 노예 상태에서 풀려났다. 그 첫 선물은 일본식(日本式) 이름을 버리고 우리 본래의 성(姓)과 이름을 되찾게 된 것이다. 총독 미나미(南次郎)는 1939년 조선인은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꾸도록 했다. 이름을 고치지 않으면 자녀의 학교 진학·취직은 물론 생필품 배급 중단과 우편물까지 배달하지 못하게 하는 강제 수단을 동원했다. 1941년 말 전체 가구(家口)의 81.5%인 322만 가구가 일본..

[김형석의 100년 산책] 광복은 통일의 완성을 향한 출발이다

중앙일보  2024. 8. 15. 00:27 해방 얻었으나 분열의 아픔도 휴머니즘 저버린 공산주의 탓 인적 교류 및 문화 동질성으로 협력과 통일의 분위기 조성을 79년 전의 광복은 해방과 독립을 성취하였으나, 한 민족국가를 두 정권으로 분열시켰다. 그동안 통일을 위해서 노력을 계속했지만, 현재 상황으로 이어져 왔다.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존할 수 없는 적대 국가로 선언했다. 대한민국은 북한 정권과 더불어 우리 동포를 자유 민주국가로 통일할 수 없음을 확인한 지 오래다. 계속돼온 배신과 전쟁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의 세 가지 원칙과 철학 공산주의 국가 정책은 세 가지 원칙과 철학을 방법으로 삼는다. 첫째는 경제문제 해결이 사회문제 해결의 기본이면서 목적이 된다는 사상이다. 둘째는 그 구체적 실현을 위..

[진중권 칼럼] 마지막 기회

중앙일보  2024. 8. 8. 00:32 일방처리→거부권→폐기 무한루프 개원 두 달 넘도록 민생법안 ‘0건’ 특검·탄핵 등 이젠 무감해질 지경 여당 새 지도부 ‘정치 복원’ 나서야 개원한 지 두 달. 그동안 여야가 합의처리한 민생법안은 한 건도 없었다. 8개 상임위에선 아예 법안심사 자체를 하지 못했다. ‘개점휴업’ 상태에서도 정쟁을 향한 열정은 충만하다. 그새 7건의 탄핵안, 9건의 특검법이 발의됐다. 지금 시도되는 국정조사만 무려 4건이라 한다. 그동안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6건. 민주당에서 일방처리한 것들로, 모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될 예정이다. 발의→거부권→폐기→재발의→거부권→폐기→재재발의→거부권→재재재발의→거부권→폐기. 쓰레기통 속 법안을 재활용해 다시 쓰레기통으로 되돌리는 무한루프...

[송호근의 세사필담] 20세기에 이런 나라가 없었다

중앙일보  2024. 8. 6. 00:39 연해주와 간도에 묻힌 독립투쟁 독재와 항쟁 속 이룩한 자립투쟁 누구도 흉내 못 낼 한국의 역투 권력투쟁 정치가 망칠까 두려워 필자는 최근 연해주 한인들 얘기에 푹 빠져 지냈다. 1860년대부터 두만강을 건넌 조선인들은 연추 지역을 거쳐 연해주 전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3·1운동이 일어난 시점에 연해주엔 10만 이주민이 살았다. 간도 이주민을 합하면 30만 명에 달했다. 이들은 척박한 땅을 개간하고 가축을 치면서 총을 들었다. 궁핍했던 이들은 자식들을 독립의용대에 선뜻 내줬다. 독립군은 간도에 4000명, 연해주에 5000명을 헤아렸다. 무기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던 독립부대는 여순 반도와 연해주 해안을 점령한 일본군 5개 사단과 대적했다. 나라를 잃은 지 10년,..

MBC 정상화→민영화가 정권 교체의 완성이다 [정기수 칼럼]

데일리안  2024. 8. 3. 03:03마지막 릴레이 주자 이진숙 방문진 교체, 정상화 시동 다음 단계는 민영화...정권 바뀔 때마다 악순환 끊어야 李 탄핵 소추 무력화로 민주당 입법 장난 제동 걸릴 것 헌재, 법원도 우(右) 우위, 尹 임기 중반에야 정권 안정 ‘MBC 쟁탈전’은 결국 현 정부의 승리로 끝났다. 3일간의 빵 고문 청문회 끝에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된 이진숙은 이동관-김홍일에 이은 마지막 릴레이 주자로서 결승선 테이프를 허리에 두르는 데 성공했다. 윤석열 취임 1년 1개월 만에 문재인이 임명한 한상혁을 밀어내고 또 1년 반이 지나고서야 KBS-YTN 개편과 MBC 정상화 작업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완전한 정권 교체가 2년 이상 더 걸린 셈이다. 야권의 대선 불복이 이렇게 ..

[강천석 칼럼] ‘이재명의 亂’은 성공하기 어렵다

조선일보  2024. 8. 3. 00:05 이 대표, 국민 信望 더 떨어져 국민의힘 분열 기회만 엿봐 ‘김건희 소동’ 재발하면 정권 재창출 ‘달걀 깨지 않고 병아리 꺼내는 일’보다 어려워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나라가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는 아는데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모르는 나라도 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다 아는데도 일을 시작할 동력(動力)을 만들지 못하는 나라도 있다. 헤매는 나라는 크게 봐 이 3가지 분류법으로 나눌 수 있다. 한 국가가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의 영역이다. 나라가 갈 길을 잃고 어영부영 기회를 날려보내는 것은 정치가 잘못됐다는 뜻이다. 낡은 이념에 붙들릴 때, 고장난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 집착할 때, 지도부가 지도자답지 ..

진중권 “유튜브에 갇힌 尹대통령 부부, 한동훈 좌초시키면 ‘게임 오버’”

시사저널  2024. 7. 30. 21:47 “‘제2의 이준석 사태’ 벌어지며 與 망해…韓 지지 2/3 당원 떠날 것” “親尹·金여사·용산, 민심 반대편에 있어…韓에게 당 운영 맡겨둬야” “親尹들이 윤 대통령 부부 부추겨…자신들의 기득권 사라질 수 있기 때문” “김건희 여사에 ‘다섯 사과하려면 열을 하시라’ 민심 전달했더니…”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30일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 체제에 대해 친윤(親윤석열)계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유튜브 세계에 갇혀 한 대표를 잠재적인 적대자라고 믿고 있는 것 같은데 만약 한 대표를 좌초시켰을 경우엔 완전 '게임 오버'"라고 내다봤다. 진 교수는 이날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전당대회 때 김 여사가 움직이고..

진중권, ‘검찰총장 패싱’에 “尹, 문재인 때 욕하던 행동 똑같이 하고 있어”

시사저널  2024. 7. 24. 00:08 “尹, 추미애-박범계 장관 시절 당해놓고…내로남불 한심” “중앙지검, 검찰총장이 태클 걸 것 아니까 저질러버린 것” “김 여사, 항상 호미로 막을 일 키우고 키워 포크레인까지 동원하게 만들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서울중앙지검이 김건희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을 '패싱'한 것과 관련해 "문재인 정권 당시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패싱' 당했던 그 행동을 똑같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23일 시사저널TV에서 방송된 《시사끝짱》에 출연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이 있던 문재인 정권 검찰이 떠오르지 않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시에도 윤석열 검찰총장을 소위 '조지라고' 정치 검사인 ..

[강천석 칼럼] '문제는 트럼프가 아니라 한국의 '駝鳥(타조) 정치'다'

조선일보  2024. 7. 20. 00:15 한국, 큰 國益 지키고 작은 것 내놓는 ‘捨小取大 외교 원칙’ 굳건히 해야 정치인들, 세계 변화에 귀 닫고 눈 감은 채 모래에 머리 처박으면 큰 후회 남길 것 한국은 세계의 중심도 아니고 변두리도 아니다. 경제만 보면 바로 코앞에 프랑스 영국, 그들 등 너머로 독일과 일본이 보이는 위치에서 트랙을 돈다. 분발하면 한두 순위(順位) 올라설 수도 있다. 세계 주요국 G7 회의 멤버가 되는 것이다. 요즘대로 하면 미끄럼틀을 타고 낙오하게 될 터이지만 말이다. 한국의 안보 외교 위상(位相)은 다르다. 세계 질서 주변부에 묶여 있던 한국은 중진국(中進國)을 거쳐 또 다른 중진국(重鎭國)에 도달했으나 중심의 작은 변화에도 심한 몸살을 앓는 나라가 됐다. 그만큼 사후(事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