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世說新語] [553] 삼절삼멸 (三絶三滅) 조선일보 2020.01.09.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공자가 만년에 '주역'을 좋아해서 책을 묶은 가죽끈이 세 번 끊어지고, 쇠바늘이 세 번 부러졌으며, 검게 쓴 글씨가 세 번 뭉개졌다(孔子晩善易, 韋編三絶, 鐵撾三折, 漆書三滅)." '사기'에 나오는 말이다. 책(冊)이란 글자의 생긴 모양에..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20.01.10
[정민의 世說新語] [552] 지려작해 (持蠡酌海) 조선일보 2020.01.02. 03:16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새해 벽두에 고려 나옹(懶翁) 스님의 '탄세(嘆世)'시 네 수를 읽어 본다. 첫 수는 어둡다. "세상 일 어지럽다 언제나 끝이 날꼬. 번뇌의 경계만이 배나 더 많아지네. 미혹(迷惑)의 바람 땅을 깎아 산악을 뒤흔들고, 업장(業障)의 바다 하늘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20.01.03
[정민의 世說新語] [551] 취문추지 (就紊墜地) 조선일보 2019.12.26.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허균(許筠·1569~1618)이 쓴 '관론(官論)'을 읽었다. 국가조직의 문제점을 꼬집은 내용이다. 글은 이렇게 시작된다. "관직을 멋대로 늘리면 권한이 분산되어 지위가 높아지지 않는다. 인원이 많을 경우 녹(祿)만 허비하면서 일은 제대로 되..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9.12.27
[漢詩로 여는 아침] 逢雪宿芙蓉山主人 봉설숙부용산주인<눈오는 밤 부용산 주인집에서 자다〉 디지털타임스 2019.12.25. 18:43 날은 저무는데 산 길은 아득히 멀어 날씨 추운데 허름한 초가집 하나 사립문에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 눈보라 치는 이 밤에 누가 돌아왔나 중당(中唐)시대 시인 유장경(劉長卿)의 오언절구다. 눈보라 치는 저녁, 나그네는 먼 길 가야하는데 걱정이다. 부용산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9.12.26
[정민의 世說新語] [550] 습정양졸 (習靜養拙) 조선일보 2019.12.19. 03:16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우왕좌왕 분주했고 일은 많았다. 부지런히 달려왔지만 손에 쥔 것은 별로 없다. 세밑 언덕에 서니 이게 뭔가 싶어 허망하다. 신흠(申欽·1566~1628)의 '우감(偶感)'시 첫 수는 이렇다. "고요 익혀 따지는 일 잊어버리고, 인연 따라 성령(性靈..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9.12.20
[정민의 世說新語] [549] 낙화유수 (落花流水) 조선일보 2019.12.12.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남인수 선생의 노래 '낙화유수' 원곡을 여러 날 들었다. "이 강산 낙화유수 흐르는 봄에, 새파란 잔디 엮어 지은 맹세야. 세월에 꿈을 실어 마음을 실어, 꽃다운 인생살이 고개를 넘자." 낙화유수 네 글자에 마음이 살짝 흔들린다. 어여쁘..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9.12.13
[정민의 世說新語] [548] 어귀정상 (語貴精詳) 조선일보 2019.12.05.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이덕무가 '사소절(士小節)'에서 언어에 대해 말한 몇 대목을 추려 본다. 읽다 보니 찔끔하게 만드는 구절이 많다. "말이 많은 사람은 위엄을 손상하고 정성을 덜어내며, 기운을 해치고 일을 그르친다(多言者, 傷威損誠害氣壞事)." 말 많..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9.12.06
사마천 이후 2000년의 경험 더 축적했는데도 변하지 않는 것은.. 동아일보 2019.12.02. 16:35 동아일보 DB 사기의 저자 사마천은 한나라 무제의 과도한 전쟁과 그로 인한 극심한 재정낭비, 공을 세운 신하도 사소한 트집을 잡아 처벌하거나 좌천시키는 냉정한 태도에 비판적이었다. 전쟁과 통치스타일이 서로 간에 영향을 주면서 한무제가 더 가혹하고 각박..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9.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