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그대 기다리네
지팡이에 겨우 기대 문밖 나서 바라보니 그대는 오지 않고 봄날은 저물어가네. | 春日待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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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갑(宋希甲)은 선조 임금 때 시인이다.
어려서부터 신동 소리를 들었고, 대시인이라는 석주(石洲) 권필(權韠)에게 배웠다.
안타깝게도 시집이 전하지 않고 집안 사람인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이 전해준 시 몇 수가 선집에 실려 있다.
임과 헤어진 처자 마음이 되어 이별을 노래했다.
봄날이 되어 여기저기 녹음이 짙어지고 깊은 산중에도 꽃이 피었다.
모든 것이 봄을 즐기는 철에 나는 오히려 혼자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은 멀리 떠나 이별의 아픔에 속을 태우며 한숨만 내쉰다.
아픔이 깊어 몸도 가누지 못할 지경이나 겨우 지팡이에 몸을 싣고 문밖을 나섰다.
마냥 기다려도 그 사람은 오지 않고 따사로운 해는 뉘엿뉘엿 기운다.
내 청춘도 그렇게 속절없이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