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수용 방중 직후 북 공작원 구속, 53억원 압수"

[중앙일보] 입력 2016.06.12 15:12

중국 치안당국이 이달 초 북중 접경 지역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 주재해온 북한 공작원 간부를 구속하고 거액의 현금을 압수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복수의 북중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12일 전했다.

북한 공작원 구속은 이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면담하고 2일 귀국한 이후 이뤄졌다. 신문은 중국 측의 이례적인 이 조치는 이 부위원장이 면담에서 북한의 핵 개발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한 것과 맞물려 북한에 비핵화를 압박하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치안 당국은 심야에 이 공작원의 자택을 급습해 구속하고 현금 3000만 위안(약 53억원)과 골드바 등도 압수했다. 그러나 어떤 혐의를 적용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이 조치는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에도 통보됐으며 북한 측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관계자를 베이징에 파견했지만 11일 현재 공작원의 석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 공작원 간부는 수년 전부터 단둥에 주재해왔으며 북한 무역상들 사이에서 ‘조국 대표’, ‘총책임자’ 등으로 불리면서 유엔의 대북제재 대상 물품의 밀무역에 관여해왔다고 한다. 북중 관계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최근 북중 간 밀무역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유엔 대북제재의 엄격한 이행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요미우리는 덧붙였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