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01.21 박소령 스타트업 퍼블리 대표)
빌 게이츠가 추천한 책 '슈독'
"나에게는 달리기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매일 밖에 나가 몇 마일씩 달리면, 세상이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내가 파는 신발이 달리기에 더없이 좋은 신발이라고 믿었다.
사람들은 내 말을 듣고 나의 믿음에 공감했다.
믿음, 무엇보다도 믿음이 중요했다."
빌 게이츠는 2012년부터 자신이 꼽은 올해의 책 목록을 블로그에서 공개하고 있다.
2016년 말 빌 게이츠가 추천한 올해의 책 5권에는 '슈독(Shoe Dog)'이라는 낯선 단어를 제목으로 삼은 책이 등장한다.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는 슈독을 '신발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는, 신발에 인생을 건 사람들'이라
정의하는데, 본인도 물론 슈독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제목으로 딴 필 나이트의 자서전이 한국어판으로도 나와 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시간을 다루는 방식이다.
오늘날 시가총액 100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고 브랜드 나이키의 화려한 성공 스토리는 이 책에 나오지 않는다.
필 나이트는 1962년부터 1980년까지의 18년만을 뚝 잘라 다룬다.
이 시기는 사업 아이디어가 움트고, 팀을 한 명씩 끌어모으고, 은행에서 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전전긍긍하다
부도 위기에서 극적으로 탈출하고, 일본의 사업 파트너에게 배신당해서 지루한 법정 소송이 이어지는,
생존을 위해 매일같이 분투하던 시간이다.
슈독 :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자서전
필 나이트 지음/ 안세민 옮김/ 사회평론/ 2016
325.099-ㄴ33ㅅ/ [정독]인사자실(새로들어온책)/ [강서]2층 인문사회자연과학실
지금까지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나이키의 초기 역사를 필 나이트가 이토록 솔직하게
책으로 쓴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24세에 나이키를 창업한 이후 인생의 52년을 나이키와 함께했다.
책의 서문에는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던 24세 당시의 선언이 적혀 있다.
"세상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하더라도 신경 쓰지 말자.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멈추지 말자."
반세기가 지나고 보니, 그는 이 선언이 자신에게 최선의 조언이었으며
누구에게든지 같은 조언을 해주고 싶다고 덧붙인다.
많은 경영경제 기사나 책들이 성공한 기업과 선망받는 사업가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매끈하고 흠결 없어 보이는 스토리라인 이면에 공존하는 눈물과 좌절은 쉽사리 공유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 책은 더더욱 귀하다. 또한 책 중간중간 등장하는 강렬한 문장들은 밑줄을 긋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자면 "당신은 규정을 깬 사람으로 기억되어야 한다"
"세상은 지금보다 더 많은 반항아를 원한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뛰어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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