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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는 건강에 나쁜가? - 방귀의 생리학

바람아님 2017. 3. 20. 23:14
[J플러스] 입력 2017.03.19 15:54
 

방귀와 건강
 
방귀, 참 민망한 생리현상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나온 방귀에 무안을 당한 경험이 없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게다. 시어른 앞에서, 중요하거나 어려운 자리에서 주책없이 나오는 방귀, 어쩌다 배탈이라도 날라치면 참을 수 없는 방출에 황당하고 난감함을 당한 사람,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진땀이 나지 않나? 방귀는 하루에 15~30번 정도 뀌는 게 정상이란다. 그런데 이보다 더 방귀가 많이 나오고 냄새가 지독한 사람도 있다. 심하면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고, 병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도 하게 된다.
  
방귀는 왜 나오는 걸까?
 
방귀는 대장으로 내려간 미 소화된 음식이 미생물의 발효인지 부패인지에 의해 생긴 가스가 방출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물론 음식과 함께 들어간 공기도 섞여 나온다. 대장에는 400여종 수조마리의 미생물이 서식하며 그 종류와 분포에는 개인차가 심하다. 대장에서 음식물이 분해되는 걸 발효로 볼지 부패로 볼지는 명확하지가 않다. 연구가 덜 돼서가 아니라 우리 몸에 필요한 어떤 종류의 비타민이 생성되고 미소화부분이 분해되어 영양성분이 동반되는 현상은 발효로 봐야하고, 반면 유해한 물질과 가스등이 생성될 경우는 부패의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쪽 반응이 많은가에 따라 신체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장내 미생물의 종류, 분포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방귀성분은 질소, 이산화탄소, 수소, 메탄가스 이외에도 냄새나는 암모니아, 황화수소, 스카톨, 인돌 등 무수한 종류가 관여한다. 이 때 메탄가스의 함량이 높으면 불이 붙을 정도다. 과거 필자가 어릴 때 호롱불을 향해 엉덩이를 까고 방귀를 일발 장전하여 분사하면 불꽃이 크게 일 정도로 폭발(?)하는 현상을 경험했다.


방귀의 성분을 보면 약 70%는 입을 통해 들어간 공기이고 10%정도가 음식물이 장에서 분해되면서 나오는 가스이다. 방귀의 양과 냄새는 섭취한 음식물의 영향이 크지만, 한편은 장내세균의 종류와 분포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진다. 육류의 섭취가 많을수록 냄새는 더욱 고약해 지고 단백질과 지방이 탄수화물보다 냄새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횟수는 식이섬유 등 당류의 섭취가 많아질수록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방귀는 건강에 나쁜가?
 
방귀 냄새와 건강과는 큰 관련이 없다는 것이 정설이나 반드시 그렇지 만은 않다. 방귀성분 중에는 독성을 나타내는 물질이 있어 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서다. 방귀성분의 상당부분은 혈핵속으로 흡수되기도 하여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갑자기 방귀 냄새가 지독하게 바뀌고 그 상태가 지속된다면 대장염 등의 질환을 의심해 봐야한다. 장에 이상이 생기고 유해세균이 많아지면 방귀의 횟수와 냄새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방귀를 억지로 참으면 유독가스 등에 의해 장의 리듬이 깨지면서 신체의 다른 장기에도 위협을 주게 되므로 올바른 처사가 아니다. 가스의 많은 부분이 체내로 흡수되기도 하고, 일부는 장에 머물면서 연동운동을 방해해 옆구리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며 위를 압박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심장에 영향을 미친다고도 알려져 있다. 진땀이 날 정도로, 얼굴이 노랗게 뜨도록 방귀를 참는 것은 좋은 행동이 아니다.
 
장 건강은 장내 미생물의 분포가 중요하며, 장내 균총의 밸런스가 깨지면 탈이 나게 되어있다. 항생제 등의 장기복용으로 장내미생물의 균형이 무너지면 설사 복통 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산균을 처방하기도 하고 더욱 상태가 심각하고 치료가 어렵우면 대변이식이라는 이상한(?)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방귀의 양은 잘못된 음식, 급한 식사 혹은 유당불내증인 사람이 우유를 많이 먹거나 하면 증가한다. 음식물을 꼭꼭 씹어 같이 삼키는 공기의 양을 줄이는 것, 넘어간 공기가 트림으로 나올수 있도록 식후에 눕지않는 것 등이 방귀를 줄이는 하나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