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참 민망한 생리현상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나온 방귀에 무안을 당한 경험이 없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게다. 시어른 앞에서, 중요하거나 어려운 자리에서 주책없이 나오는 방귀, 어쩌다 배탈이라도 날라치면 참을 수 없는 방출에 황당하고 난감함을 당한 사람,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진땀이 나지 않나? 방귀는 하루에 15~30번 정도 뀌는 게 정상이란다. 그런데 이보다 더 방귀가 많이 나오고 냄새가 지독한 사람도 있다. 심하면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고, 병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도 하게 된다.
방귀는 왜 나오는 걸까?
방귀는 대장으로 내려간 미 소화된 음식이 미생물의 발효인지 부패인지에 의해 생긴 가스가 방출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물론 음식과 함께 들어간 공기도 섞여 나온다. 대장에는 400여종 수조마리의 미생물이 서식하며 그 종류와 분포에는 개인차가 심하다. 대장에서 음식물이 분해되는 걸 발효로 볼지 부패로 볼지는 명확하지가 않다. 연구가 덜 돼서가 아니라 우리 몸에 필요한 어떤 종류의 비타민이 생성되고 미소화부분이 분해되어 영양성분이 동반되는 현상은 발효로 봐야하고, 반면 유해한 물질과 가스등이 생성될 경우는 부패의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쪽 반응이 많은가에 따라 신체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장내 미생물의 종류, 분포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방귀성분은 질소, 이산화탄소, 수소, 메탄가스 이외에도 냄새나는 암모니아, 황화수소, 스카톨, 인돌 등 무수한 종류가 관여한다. 이 때 메탄가스의 함량이 높으면 불이 붙을 정도다. 과거 필자가 어릴 때 호롱불을 향해 엉덩이를 까고 방귀를 일발 장전하여 분사하면 불꽃이 크게 일 정도로 폭발(?)하는 현상을 경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