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01.13 이미도 외화 번역가)
'그림이 천 개의 낱말만큼 가치가 있다면 은유는 천 개의 그림만큼 가치가 있다
(If a picture is worth a thousand words, then a metaphor is worth a thousand pictures).'
조지 레이코프와 마크 존슨이 쓴 책 '삶으로서의 은유(Metaphors We Live By)'에 나오는 명구입니다.
천 개의 그림만큼 가치가 있는 은유를 소개합니다.
'사람과 사람을 가장 가깝게 이어주는 건 웃음이다(The shortest distance between two people is a smile).'
이것은 '점과 점을 가장 가깝게 이어주는 건 직선이다'를 변주한 은유입니다.
백지에 점 두 개를 그리고 두 점을 직선으로 이은 다음 직선 한가운데에 손가락을 얹어 아래로 내려 보십시오.
밝게 웃는 스마일 마크가 완성될 것입니다.
픽사(PIXAR)의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Monsters, Inc.·사진)'도 '웃음 은유'가 발군입니다.
무대는 인간 나라와 괴물 나라.
두 세계를 이어주는 통로는 인간 아이의 방문(房門)인데요, 괴물들은 몰래 넘어와 특별한 걸 채집합니다.
그들 나라 동력으로 쓸 아이의 비명입니다. 하루는 한 아기가 괴물 세계에 출현하는 대사건이 발생합니다.
털북숭이 괴물이 실수로 아기를 달고 돌아간 건데요, 아이의 '살인미소'를 처음 보는 외눈박이 괴물이 소리칩니다.
"저 애는 살인병기야(That kid is a killing machine)."
그들은 인간 아이에게 치명적 독성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발칵 뒤집힌 괴물 나라의 방역국(防疫局)이 출동합니다.
털북숭이는 겁먹은 아기를 웃겨보려고 재롱을 피우고 아기는 깔깔 반응합니다.
그때 괴물 나라 정부가 처음 깨닫습니다.
인간 아이의 웃음소리가 비명보다 열 배나 센 동력이라는 사실을.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이 은유했지요. '지구의 웃는 모습이 꽃 속에 있다.'
무릇 아이들 웃음은 가장 해맑은 지구의 꽃일 것입니다.
이제 괴물들은 앞다투어 어릿광대 분장을 하고 지구에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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