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지성과 도덕성을 대표하는 노벨상 위원회와 바티칸에서도 잇따라 성 추문이 불거지고 있다.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아온 조직도 성 문화에선 자유롭지 못했던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노벨문학상을 선정하는 스웨덴 아카데미(한림원)가 ‘미투’ 파문에 휩싸여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최근 불거진 미투 의혹과 관련해 아카데미 측의 안일한 대응을 문제 삼아, 소속 위원 18명 중 3명이 사퇴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시했고, 1명 역시 사퇴를 고민 중이다. 아카데미 위원은 종신직으로, 기존 위원이 그만두면 추가로 채울 수도 없다. 앞서 수년 전 사퇴한 2명에 더해, 18명 중 3분의1인 6명의 자리가 공석으로 남게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들이 집단적으로 반기를 든 데는 지난해 말 스웨덴을 뒤흔든 스웨덴 문화계 거물 장 클로드 아르노가 저지른 혐의를 받는 성폭행 사건 때문이다. 현지 언론 다겐스 뉘헤테르(DN)에 따르면 1996년부터 시작된 아르노의 성폭행에 따른 피해자만 18명에 달한다.
아르노는 아카데미 소속 위원인 시인 카타리나 프로스텐 손의 남편으로, 아카데미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아 ‘문화 클럽’을 운영하며 스웨덴 문화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문화 클럽에서는 전시회나 공연들이 이뤄졌고, 신진 예술가들에겐 일종의 등용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데미는 즉각 문화 클럽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자체 조사를 통해 노벨상 수상에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된 사실이 없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그러나 사퇴 의사를 표명한 위원들은 “온정주의에 따른 오래된 문제였다”며 아카데미의 안일한 대응을 일제히 비판했다. 아카데미 측은 “(노벨상을 선정하는데 위원 정족수) 과반만 넘기면 돼 문제가 없다”면서도, 위원들의 추가 사퇴에 대비해 종신직 규정을 개정하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한동안 잠잠하던 바티칸에서도 아동 성범죄가 또 다시 발생했다. 이날 교황청은 전 주미 교황청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고위 외교관 카펠라 몬시뇰에 대해 아동포르노를 소지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교황청이 최근 아동 성범죄 처벌 형량을 강화하고, 특별기구를 설치하는 등 제도적 보완에 나섰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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