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11.17 표태준 기자)
나는 후회하는 삶을 그만두기로 했다
원제는 'The art of choosing'
쉬나 아이엔가 지음 | 오혜경 옮김 | 21세기북스 | 412쪽 | 1만7800원
181.91-ㅇ176ㄴ/ [정독]인사자실(2동2층)
저자는 캐나다에서 인도계 이민자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유년기에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희소병에 걸린다.
열세 살에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
고등학교 들어갈 땐 사물을 전혀 보지 못하게 됐다.
인생이 불행하기로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운명에 휩쓸리지 않았다.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골라 나간다면 행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결국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과 교수가 됐고,
미국대통령과학기술상을 받은 선택 심리학 최고 전문가 자리에 올랐다.
저자는 선택을 '자신과 환경에 대해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쥐 실험을 예로 든다. 쥐를 물이 든 유리병에 빠뜨린다.
어떤 쥐는 약 60시간을 헤엄친 반면, 어떤 쥐는 15분 만에 살기를 포기하고 죽었다.
이번엔 모든 쥐를 물에 빠지게 했다가 잠시 후 건져내 돌아다니도록 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헤엄치다 보면 나올 수 있음을 알게 된 쥐들은 탈진할 때까지 계속 헤엄쳤다.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삶과 죽음을 가르는 선택지를 제공한 것이다.
선택의 사회·문화적 차이도 파헤친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서양 선수들은 대부분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하지만,
동양 선수들은 "도움 주신 분들께 감사한다"고 말한다.
개인지향적 선택을 해온 서구권 사람들과 타인지향적 선택을 해온 동양권 사람들의 삶의 궤도를 그려본다.
이처럼 흥미진진한 연구와 사례를 100가지 넘게 나열하며 선택의 속성을 파헤치고,
최선의 선택을 하는 기술을 전한다. 원제는 'The art of choosing'.
목 차 |
프롤로그│내 눈은 앞을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나는 세상을 보기로 선택했다 [예스24 제공] 출판사 서평★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그의 불운한 탄생은 앞으로 그가 그 후로 인생에서 겪게 될 불운한 일들을 예고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인도에서 서구 세계로 이민을 오자마자 어머니는 쉬나를 홀로 어렵게 낳았고, 미국의 여러 도시를 떠돌다가 정착하기까지 혹독한 이민자 가족의 삶이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 인도계 이민자 커뮤니티와 미국 문화라는 갈등적인 문화의 압력, 심지어 청소년기에 찾아온 불치병으로 시력을 잃는 불운까지, 인생은 돌에 새겨진 예언처럼 바꿀 수 없는 운명이라 여기며 살 수도 있었다.
그는 운명에 순응하는 익숙한 관점을 거부하고, 선택의 관점에서 삶을 바라보기로 선택했다. 내 삶은 내가 새롭게 일으킬 수 있는 일, 변화시킬 수 있는 일들로 가득하다는 희망을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붙잡기로 결심하고, 선택의 관점에서 심리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이자 세계 최고의 ‘선택’ 심리학자가 되었다. 그는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의 문제 앞에서 ‘삶은 주어진 운명인가, 능동적 선택인가’의 문제를 고뇌하며, ‘선택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지’를 그의 삶 전체를 걸고 증명하고 반증하며 연구하고 실천했다. 그리고 그의 자전적 스토리는 TED 강연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저자는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살아온 삶과, 그 삶을 일구어온 선택들, 선택을 해석하는 방식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며 우리를 선택 심리학의 한가운데로 인도한다.
선택은 왜 그토록 큰 영향력을 미치며, 그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사람들은 모두 같은 방식으로 선택을 할까? 왜 우리는 그토록 자주 자신의 선택에 실망하는 걸까? 저자는 일상에서 현대인들이 한 번쯤 던져봤을 질문들을 던지며, 자신의 삶과 다양한 심리 실험과 연구 사례를 통해 끊임없이 답을 모색한다. 그리하여 저자는 우리에게 자신의 선택 성향을 판단하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선택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기술과, ‘나다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선택의 방법을 보여줄 것이다.
학문을 넘나들며 선택이 우리 삶에서 담당하는 역할을 7개의 장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우선 1장에서는 바다 한가운데서 혼자 76일간 표류하다 살아남은 한 남자의 이야기로 선택 이야기를 꺼낸다. 저자는 글의 시작에서 시력을 잃은 자신이 장애에도 불구하고 연구와 실험을 그만두지 않겠다고 선택했듯이, 조난당한 그 남자도 살기를 ‘선택’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동물 실험을 통해 우리는 통제력을 확보할 수 없거나 박탈당할 때 무력감을 느끼고 좌절하며 이러한 경험이 우리의 가능성을 잃게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4장에서는 우리가 유혹에 저항하거나 굴복하는 과정에 대한 탐구로 널리 알려진 마시멜로 연구를 언급하며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자동 시스템과 우리가 의식적으로 사고하는 숙고 시스템으로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할 때 뇌에서 벌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이어 5장과 6장에서는 왜 선택 기회가 많아질수록 또는 더 많은 선택을 할수록 만족도는 오히려 떨어지는지에 대한 선택의 역설에 대해 말한다. 마지막 7장에서는 앞으로 살아날 가망이 없는 자식의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는 것과 같은 어려운 선택을 내릴 때 우리가 처하는 딜레마를 사려 깊게 탐색한다.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든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든 선택은 삶과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선택을 자전적 스토리로 풀어낸 이 책은 독자들에게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결정을 할 수 있는지, 그 선택이 어떤 삶을 만들 것이며, 그리하여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시작되어 어디를 향해가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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