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1.21 송경모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조용덕 作 '기술전략'
기술전략 (역사로 부터 배운다)
저자 조용덕/ 탐진/ 2018.11.05/ 페이지 310
1980년대까지 개발도상국의 가전기업 정도로만 알려졌던 삼성전자는 1990년대 이후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변신했다. 회사가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해서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물론이고,
1983년 이병철 회장이 도쿄선언을 했을 때만 해도 모두 반신반의했다. 심지어 그해 미쓰비시
경제연구소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5가지 이유를 들면서 비웃었다.
운이 좋아서 성공했다고 깎아내리는 사람들도 있다. 아니다. 철저하게 전략의 성공이었다.
전략은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의미한다. 설령 운이 좋았다고 해도, 기회가 왔을 때 치고 나갈
능력을 길러두지 못한 기업에 행운은 비켜간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조용덕 고려대 초빙교수의 책 '기술전략 : 역사로부터 배운다'<사진>는
고대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한 그리스의 지략과 손자병법이 알려주는 승리법으로 시작한다.
삼성에서 전략 기획 업무를 담당했던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다.
사람들은 대개 1988년을 올림픽이 열렸던 해로만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 전자 산업 성장사에서 기념비적인 때였음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13년 적자를 끝내고 한 해 3200억원의 이익으로 그간의 누적 적자를 일소했던 것이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어떻게 이 고통스러운 13년을 기다렸느냐 하는 것이다. 그것은 장수가 다가올 시대의 변화를 읽는
통찰이 있었고, 1980년대 전반 일본과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불황과 공급 과잉의 시기 이후
공급 부족 사태가 도래할 것임을 읽는 혜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삼성전자는 계속해서 신화를 써내려갔다. 1992년 세계 메모리 반도체(DRAM)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1990년대 말 이후에 모니터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이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에만 집중하고 LCD(액정표시장치)
투자에 주저할 때 삼성전자는 두 기술 어느 것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기회를 모색하다가 LCD의 대형화와 표준화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저자는 삼성전자가 재빠른 추종자(fast follower)가 아니라 진정한 선점 행동자(first mover)였음을 강조한다.
기획, 연구개발, 양산, 마케팅, 기업 문화 혁신의 모든 면에서 결단과 위험 극복의 순간들이 글로벌 IT 환경과
기업 경영 패러다임 변화라는 거대한 캔버스를 배경으로 생생하게 기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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