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1.26 박소령·스타트업 퍼블리 대표)
직업의 지리학
박소령·스타트업 퍼블리 대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매해 말 자신이 꼽은 '올해의 책' 목록을 공개해 왔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자신의 전통을 이어가는 중인데,
2018년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의 책 목록을 밝혔다. 모두 29권으로 대부분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은
낯선 책들이라 아쉽지만, 눈에 띄는 제목이 있으니 '직업의 지리학'(김영사)이다.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노동경제학과 도시경제학을 연구하는 엔리코 모레티가 2012년 쓴 책으로, 한국어판은 2014년에 나왔다.
2018년이 되어서야 2쇄를 찍었으니 한국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책은 아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출간 후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언론에서 큰 주목을 받았는데 "연봉은 이력서보다 거주지에 의해
더 많이 좌우되고, 이 때문에 어디에서 사느냐는 오늘날 근로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선택"이라는
언론의 한 줄 평이 이 책의 핵심이다.
'세계는 평평하다'에서 뉴욕타임스 기자 토머스 프리드먼은 기술 발전으로 인해 더 이상 물리적 장소는 중요하지 않으며,
일자리는 고비용 장소에서 저비용 장소로 움직일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모레티는 경제학 논리와 통계를 바탕으로 이 주장을 반박한다.
직업의 지리학 - 소득을 결정하는 일자리의 새로운 지형,
The New Geography of Jobs
저자 엔리코 모레티 | 역자 송철복 | 김영사 | 2014.07.04 | 384 p
321.52-ㅁ522ㅈ/ [정독]인사자실/ [강서]2층 인문사회자연과학실
"오직 생산성 향상만이 그 국가를 부유하게 만든다"고 폴 크루그먼은 말했다.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시간당 더 많은 성과를 내는 것이고,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기술 혁신뿐이다.
그런데 혁신 기업일수록, 오히려 고급 인적 자원과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시에서 뭉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혁신은 결코 고립된 상태에서 나올 수 없다.
똑똑한 사람들끼리 가까이 있을수록 상호작용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학습 기회가 만들어지고,
이는 기업의 성공으로 이어지기에 물리적 장소는 더욱 중요해진다.
모레티는 더 나아가, 혁신 기업에서 일자리 한 개가 생길 때마다 지역 일자리가 다섯 개 추가로 만들어진다는
승수효과를 강조한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혁신 기업들이 모여 있는 도시에서 급여 수준이 더 높다.
따라서 미숙련 근로자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도로 숙련된 근로자들이 일하는 첨단 기술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며, 반대로 말하자면 사회적 격차는 교육 수준뿐만 아니라 지리에 기인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는 개인의 선택은 무엇이어야 할까? 명약관화하다.
블로그내 같이 읽을 거리 : [魚友야담] 서울은 왜 不敗인가 (조선일보 2018.10.06) 산업화 시대에는 새 건물 지으면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지금은 다르죠. 요즘 화제의 책으로 '도시의 승리'가 있습니다. 하버드대 경제과 교수인 저자 에드워드 글레이저는 "새 건물은 도시의 문제를 치유하지 못한다. 경제 규모에 비해 과도한 주택과 인프라는 결국 도시를 쇠퇴시킨다"고 했습니다. 소설가 홍형진의 최근 에세이 제목은 '다들 서울에서 살길 원한다'입니다. 혁신의 대부분은 인간의 교류에서 시작하고, 그 기회는 사실상 대도시에만 존재하더라는 체험담이죠. 생태찌개 집의 소주 멤버는 시인과 공연 기획자였습니다. 도시의 승리 : 도시는 어떻게 인간을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하게 만들었나? 전 세계 도시의 흥망성쇠와 주요 이슈들에 대한 예리한 분석과 통찰을 전함으로써 대한민국 도시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하게 해준다. 이 책은 2011년 2월 미국에서 출간 즉시 아마존,《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도시에 대한 놀라운 통찰과 정책적 제안을 내놓은 책”(《뉴욕타임스》) “경제학과 역사를 매끈하게 연결하며 도시가 ‘우리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인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한 걸작” (스티븐 D. 레빗,『괴짜경제학』저자)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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