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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령의 올댓비즈니스] 돈은 빌려도 시간은 빌릴 수 없다

바람아님 2019. 3. 9. 21:16

(조선일보 2019.03.09 박소령·스타트업 퍼블리 대표)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박소령·스타트업 퍼블리 대표박소령·스타트업 퍼블리 대표

"관리자가 매일 할당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원을 하나만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시간'이다.

이론적으로 돈과 인력, 자본은 언제든지 구할 수 있지만 시간은 절대적으로 제한된 자원이다.

처리 능력을 벗어난 일은 처음부터 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아니요'라고 말했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때가 온다."


'진작 읽었더라면 지나간 시간을 더 잘 쓸 수 있었을 텐데'라는 감정을 들게 하는 책이 있다. 이런 책은 몹시 귀하다.

앤디 그로브가 1983년에 쓰고 1995년 개정판을 낸 책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청림출판)도 그중 하나다.

한국어판은 작년 여름에 새로 나왔다.

크든 작든 조직의 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는 이에겐 지금 당장 읽기를 권하는 필독서다.


앤디 그로브는 1936년 헝가리에서 태어나 1956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버클리대학에서 박사를 마치고 1968년 창업자 두 명에 이어 세 번째 멤버로 인텔에 입사한다.

1987년부터 1998년까지 CEO로 재직하는 동안 그는 반도체 회사 인텔을 세계에서 일곱째로 큰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기업가는 회사의 성과로 평가받는 것이 기본이지만, 그가 더욱 존경받는 이유는 자신의 경영 방식을 상세하게 풀어낸 책을

다음 세대의 경영자들을 위해 남겼다는 것이다.

 "최고의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은 이 책을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경영자에게 건네주었고,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은 책의 내용을 집어삼킬 듯 탐독했다"고 미국 투자 전문가 벤 호로비츠는 추천사에 적었다.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어떻게 성과를 높일 것인가
저자 앤디 그로브/ 유정식/ 청림출판/2018.06.22/ 페이지 308
원제 High Output Management


엔지니어로 훈련받은 경영자로서 그로브는 매니지먼트도 논리적으로 접근한다.

비즈니스는 매순간 불확실성과의 싸움이다.

하지만 관리자는 '무질서에 대한 강한 인내심'을 가져야 하며 이는 무질서를 그저 받아들이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것을 질서 정연하게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그로브는 강조한다.


그로브가 직접 뽑은 이 책의 핵심 문장은

"관리자의 성과는 그가 관리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조직의 성과"이다.

회의 방법, 의사 결정 체계, 성과 평가, 면접, 직원 교육 등 자신이 택했던 방법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하는데, 성공했던 방식뿐만 아니라 실패한 부분도 솔직하게 소개하고 있어

한층 신뢰감을 준다. 낙관주의자로서 누군가를 더 나은 상태로 도달하도록 가르치는 데

평생을 투자한 그는 2016년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