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0.02.05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소설 '삼국지연의'가 아닌 정사(正史) '삼국지'를 편찬한 진수(陳壽·233~297년)는
유비의 아들 유선(劉禪)을 도와 촉한의 안정을 이룬 명재상 제갈량(諸葛亮·181~234년)을
이렇게 평했다.
"말이 많고 교활한 자는 비록 경죄라도 반드시 벌한다.
선한 일을 하면 비록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상을 준다.
악한 일을 하면 비록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이리하여 백성들은 모두 그를 경외하고 사랑했다."
'제갈량집'에는 사람의 밑바닥 본성을 꿰뚫어보는 '지인성(知人性)'이라는 짧은 글이 있는데
여기서 제갈량은 먼저 사람의 이중성을 이렇게 통찰했다.
"사람 본성을 아는 것보다 더 살피기 어려운 것은 없다.
선과 악은 이미 구별되지만 감정과 외모는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어떤 이는 외모가 온화하고 선량하나 실제로는 매우 간사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외관상 공손하지만 속으로는 음험하기도 하며,
어떤 이는 용감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비겁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최선을 다하는 듯하지만 실은 불충하기도 한다."
밑바닥을 알기 어려운 것이 사람 속마음이라지만 제갈량은 다음과 같은 7가지 방법이 있으면 얼마든지
사람을 알 수 있다[知人]고 말한다. 대부분 현대에서도 도움이 될 듯하다.
"첫째, 어떤 일을 물어[問之] 그 대답의 옳고 그름을 통해 그 속마음을 살핀다.
둘째, 말로 궁지에 몰아넣어[窮之] 그의 임기응변을 살핀다.
셋째, 계책에 관해 말해보게 해[咨之] 그의 식견의 깊이를 살핀다.
넷째, 재난이 났다고 말해주어[告之] 그의 용기를 살핀다.
다섯째, 술에 취하게 해[醉之] 그의 밑바닥 성품을 살핀다.
여섯째, 재물로 유혹해[臨之] 그의 청렴함을 살핀다.
일곱째, 어떤 일을 하기로 약속해[期之] 그의 신뢰성을 살핀다."
이 7가지는 고스란히 간신 식별법이다.
이 방법을 맨 먼저 적용해보고 싶은 이는 두말할 것도 없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고 다음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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