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3. 1. 18. 00:00
신구 시대를 선명하게 대비한다
세련된 위선보다 투박한 진실이
부수는 사람보다 만드는 사람이
미래 한국의 주역이 됐으면 한다
문 정권 때 ‘정부 서체’처럼 쓰인 글씨가 신영복체다. 신영복의 유명한 문장이 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15분 당긴 첫차, 징용 해법을 그가 말한 ‘우산’에 비유할 수 있다. 그래선 안 된다고 한다. 함께 비를 맞아야 진정한 도움이라고 한다. 말뿐이다. 과문한 탓인지 ‘6411 정신’을 말하는 정의당 의원들이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한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민주당은 대리 보상을 바라는 다수 징용 피해자를 무시한다. 전장연에게 당하는 수십만 지하철 출근 노동자의 손실과 불편, 분노를 외면한다. 무슨 비를 함께 맞았다는 것인가.
요즘 신영복체처럼 유명해진 서체가 칠곡 할매체다. 경북 칠곡군 성인문해교실에서 뒤늦게 한글을 깨친 어르신들 글씨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들이 낸 시집 ‘시가 뭐고?’는 늦공부의 고충을 말한다.
상징으로서 칠곡 할매와 신영복은 신구 시대의 성격을 선명하게 대비한다. 세련된 위선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투박한 진실에 박수를 친다. 함께 비를 맞겠다는 사람보다 우산을 들어주는 사람, 부수는 사람보다 만드는 사람, 비난하는 사람보다 노력하는 사람을 응원한다. 그런 이들이 미래 한국의 주역이 됐으면 하기 때문이다.
https://v.daum.net/v/20230118000016403
[선우정 칼럼] 칠곡 할매와 신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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