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3. 11. 30. 00:49
거대 양당 실망에 신당 논의 활발
아직 정치적 목적 명확지 않지만
과거 우려먹는 퇴행과 결별 주목
극단 견제하는 의회 내 세력 기대
‘용산도 싫고, 개딸도 싫고.’ 요즘 흔히 듣는 말이다. 거대 양당이 혐오 정치를 하니, 유권자들은 두 당 모두를 혐오하게 된 것이다. 제3당이야 선거철의 단골 메뉴이니 새로운 현상이라 할 수 없지만, 그 사정을 고려한다 해도 이번엔 신당 논의가 너무나 많다.
사실 대한민국의 정당들은 이미 정치적 정당성을 잃었다. ‘산업화’든 ‘민주화’든 혹은 ‘노동해방’이든 자신들을 지지해야 할 이유를 말해주던 ‘거대서사’를 잃어버리니, 그저 상대에 대한 혐오를 부추기는 것만으로 지지율을 유지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문제는 양당의 혐오 정치에 진저리를 치는 이들마저 양당을 고루 혐오하는 ‘이중혐오’의 덫에 갇히기 쉽다는 것이다.
신당은 제3의 ‘지대’보다는 ‘미래’에 자리 잡아야 한다. 하지만 총선을 몇 달 앞둔 상황에서 한가하게 대안적 서사를 쓸 여유는 없을 게다. 그러니 그건 장기적 과제로 남겨두고 당장은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부터 제시해야 할 게다.
진영 싸움을 E스포츠로 즐기는 나라에서 ‘정치개혁’이나 ‘선거제도 개혁’씩이나 바라는 것은 사치이리라. 그저 바라건대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는 데에 필요한 의석을 갖춘 정당이 하나쯤은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 이것도 사치일까?
https://v.daum.net/v/20231130004925630
[진중권 칼럼] 캐스팅보터들을 위한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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