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4. 4. 9. 05:00
역대 노벨상 수상자(외국 국적 포함) 28명에 과학분야에서만 25명. 아시아 지역에선 압도적인 성과지만, 정작 일본 내부에선 '노벨상 강국'이란 명예가 옛말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20년대에 들어서는 수상자가 단 한명 뿐인데다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우수 논문도 중국 등 후발주자에 뒤지는 상황이 덮쳤다. 일본 과학계는 연구 역량의 전반적인 하락을 원인으로 진단하면서 “이러다간 노벨상 수상자가 급감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걱정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이공계 명문대의 변신에도 이런 위기감이 깔려있다. 지난 3일 오전 보슬비가 내리는 도쿄 메구로구 오오카야마의 도쿄공업대 정문은 입학식을 맞아 몰려든 신입생과 가족들로 북적였다. ‘도쿄공업대학’이라고 새겨진 현판 앞에 부모와 학생 100여명이 기념사진을 찍기위해 줄을 서 있었다. 차례를 기다리던 이들 중 누군가 “곧 (학교명이) '도쿄과학대'가 된다”고 말했다.
1881년 개교한 도쿄공대는 도쿄대·교토대·히토쓰바시대와 함께 일본의 대표적인 명문 국립대 4곳, 이른바 ‘도쿄잇코(東京一工)’의 한 축이다. 명문대에 합격한 자녀를 자랑스러워하는 부모 마음은 일본도 매한가지. 그런 학교의 이름이 바뀐다니, 아쉬웠으리라. 도쿄공대는 오는 10월 도쿄의과치과대(1928년 설립)와 통합한다. 공모를 통해 선정한 통합 대학의 이름이 도쿄과학대다.
통합의 촉매는 2022년 일본 정부 주도로 조성된 대학펀드였다. 일본 정부는 10조 엔(약 88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펀드의 운용 수익을 국제 경쟁력을 갖춘 ‘국제탁월연구대학’에 최대 25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한 학교당 수백억 엔에 이른다.
지난해 10개 대학이 신청했지만, 선정 대학은 도호쿠대 한 곳뿐이었다. 일본 연구력의 '쌍두마차'인 도쿄대와 교토대마저 고배를 마실 만큼 심사가 엄격했다. 도쿄공대는 심사 통과를 위해 도쿄의과치과대와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두 대학은 이미 통합 대학명(도쿄과학대)으로 국제탁월연구대학 선발전에 뛰어든 상황이다.
https://v.daum.net/v/20240409050049371
노벨상 28개 따도 "다음 안 보인다"…日 명문 공대·의대 전격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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