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김대중 칼럼] 우리는 3핵을 이고 산다

바람아님 2024. 10. 8. 01:55

조선일보  2024. 10. 8. 00:10

새로 등장한 ‘분노의 축’ 러·중·북한·이란
우리는 그중 3국의 핵을 머리에 이고 산다
이스라엘의 파워는 방어용 핵 가진 덕분
3국 핵 공포 벗어나려면 우리도 핵 보유 외 길이 없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 기사에 ‘분노의 축(軸)(Axis of Anger)’이란 단어가 등장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일촉즉발 사태를 보도하면서 미국 및 그 동맹국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을 그 축으로 언급한 것이다. 20여 년전 부시 미국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라크, 이란, 북한을 그 지원 국가로 지목하면서 처음 쓰인 악의 축(Axis of Evil)은 러시아·우크라이나전(戰) 사태를 겪으면서 쿠바, 리비아, 수단, 시리아로 늘어났다....불행한 일은 그 악의 축 시리즈에서 20여 년간 자리를 지킨 것이 북한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대한민국이 축의 4나라 중 3나라, 즉 북한, 중국, 러시아를 바로 머리 위에 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악의 축 최전선에 있는 셈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세 나라가 모두 핵(核)무기를 가졌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바다 건너 떨어져 있고 일본은 줄타기를 잘하고 있어 비(핵 무력)가 오면 제일 먼저 젖는 곳은 한국이다. 그런데 한국은 핵이 없고 가지려 해도 우방이 못 갖게 한다.

북한, 중국, 러시아 3국은 모두 공산 독재 체제의 나라다. 나라의 수장(首長)은 모두 몇 십 년에 걸친 장기 집권자다. 핵무기의 버튼(단추)을 자신의 독자적 판단에 따라 민주적, 절차적 과정 없이 언제든지 누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공산 독재국의 핵은 그만큼 위험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태평성대다. 미국과 전 세계 우방을 상대로 우리가 처한 핵 위험 사태를 주지시키고 핵 보유의 당위성을 알리려면 우선 우리 국민의 일편단심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핵 매너리즘 또는 핵 불감증에 빠져있다.....그것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우리도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뿐이다. 공격용이 아니라 북핵 사용을 막는 억지용 핵을 말이다. 김정은이 두려워하는 것은 한국의 핵이지 미국의 핵이 아니다.....지금 나라 안의 사정은 이런 심각한 문제를 논의하고 합일점을 찾기에는 너무 허망해 보인다.


https://v.daum.net/v/20241008001016967
[김대중 칼럼] 우리는 3핵을 이고 산다

 

[김대중 칼럼] 우리는 3핵을 이고 산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 기사에 ‘분노의 축(軸)(Axis of Anger)’이란 단어가 등장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일촉즉발 사태를 보도하면서 미국 및 그 동맹국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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