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김대중 칼럼] ‘트럼프 바람’도 비껴가는 나라

바람아님 2024. 11. 19. 01:04

조선일보 2024. 11. 19. 00:10

세계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트럼프를 중·러·나토는 예의 주시
우리는 격랑의 세계 정세 아랑곳 않고 여야가 피 터지게 싸우느라 바빠
尹 대통령, 난국의 리더십 발휘해 트럼피즘 파도 극복해야
야권은 정치 투쟁으로 소일하면 역사에 죄를 짓는 일

‘트럼프 바람’이 무섭다. 이념적으로는 미국 보수화 또는 미국우선주의의 바람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복수의 바람이기도 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오래 준비한 듯이 미국의 골수 우파 전사(戰士)들을 거침없이 차기 정부의 요직에 선발하고 세계를 향해 미국이 변하고 있음을 선포하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를 독재자·범죄자·반(反)민주주의자라고 비난했던 사람들은 지금 떨고 있다.

트럼프 바람은 미국에만 부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 특히 미국과 거래가 밀접하거나 불가피한 나라들도 트럼프에 맞춰 춤을 출 준비에 분주하다. 나토(NATO)나 동아시아의 미국 우방뿐 아니라 러시아·중국 등 미국과 대착점에 있는 나라들도 트럼프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관찰하며 대응에 들어가고 있다. 좋은 현상인지 나쁜 현상인지 몰라도 트럼프는 가히 세계의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한국도 트럼프 바람에 긴장하고 있기는 하다. 가장 빠른 쪽은 기업이다. 트럼프가 당선된 지 보름 만에 외국인을, 또는 미국인을, 또는 미국을 잘 아는, 특히 트럼프 성향에 익숙한 사람들을 전면에 배치하는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그런데 정치권은 아니다. 도대체 트럼프 바람의 실체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어떤 파장을 몰고 올 것인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느긋하고 느리다. 느리기만 하면 또 모르겠는데 아예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끼리 피 터지게 싸우느라고 바쁘다. 트럼프 바람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새다.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바 없고 우리끼리 싸우는 데 몰두하는, 천방지축 나라의 꼴로 비칠까 걱정된다. 역설적으로 윤 대통령의 역할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대한민국이 트럼프 바람을 극복하는 길을 찾는 것, 그것이 윤 대통령이 남은 2년 반 동안 해야 할 일이다.....미국인이 트럼프에게 베팅한 것은 그것이 지금 미국을 부양하는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여기서 길을 찾아야 한다. 윤 대통령의 그 어떤 부족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금 나라의 정체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난국을 이겨내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우리의 우파는 정치를 소홀히 해서 망하지만 좌파는 우파의 실수를 먹고 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https://v.daum.net/v/20241119001016105
[김대중 칼럼] ‘트럼프 바람’도 비껴가는 나라

 

[김대중 칼럼] ‘트럼프 바람’도 비껴가는 나라

‘트럼프 바람’이 무섭다. 이념적으로는 미국 보수화 또는 미국우선주의의 바람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복수의 바람이기도 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오래 준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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